[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디아블로3' 열풍이 증권가도 강타하고 있다. 이 외산게임의 폭발적 인기에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는 연일 급락세다. 연예인들까지 나서 폐인을 자처할 정도가 되다보니 엔씨소프트 게임들의 인기에 직격탄을 날릴 것이란 우려에서다. 재미있는 것은 엔씨소프트 같은 게임사 뿐 아니라 '디아블로3'를 수입해 유통하는 회사들 주가까지 급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디아블로3'가 국내에 출시되기 하루 전날인 14일, 엔씨소프트는 11.96%나 급락했다. 출시 당일인 15일 0.81% 상승으로 잠시 숨고르기를 하는 듯 했지만 16일부터 4일 연속 다시 급락했다. 출시 전날 폭락 직전일인 11일 28만원하던 주가는 21일 21만3000원까지 떨어졌다. 출시 전부터 기대감을 보였던 '디아블로3'가 PC방에서 줄을 서는 진풍경까지 보일 정도로 기대 이상의 인기를 끈 영향이 컸다.
엔씨소프트가 폭락을 시작하던 14일, '디아블로3'의 패키지 유통사인 손오공은 장중 12.52% 오른 7280원까지 급등했다. 지난달 말 5400원에서 2주만에 34.81%나 오른 가격이었다. 지난 3일 1분기 적자전환했다는 공시를 냈지만 '디아블로3' 기대감에 장애가 되지 않았다.
국내 기관도 이달 들어 손오공을 적극 편입했다. 18일까지 단 하루를 제외하곤 순매수행진을 이어갔다. 18일까지 순매수량만 55만주를 넘었다.
정작 기세가 꺾인 것은 '디아블로3'가 출시된 15일이었다. 재료노출 후 급락의 전형을 보이듯 10.16%나 떨어졌다. 이후 연일 급락이었다. 21일 4625원까지 밀렸다. 종가기준 1월27일 이후 최저가다. 이달 급등세는 물론이고, 2월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것이다.
예상외의 큰 낙폭에 전문가들은 일단 기대치가 과도했다는데 원인을 찾았다. 김창권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기대감이 선반영 됐다고 투자자들이 인식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디아블로3'의 인기몰이가 손오공의 이익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손오공이 갖고 있는 것은 '디아블로3'의 CD패키지 유통권이다. PC방 점유율 30%를 돌파할 정도라고 하더라도 CD 판매는 제한적이고, 그나마 마진도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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