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왕십리를 가득 메웠던 '디아블로3'의 인기가 PC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출시 후 첫 주말을 맞아 PC방은 디아블로3를 찾는 이들로 넘쳐났다. PC방 업주들은 오랜만에 찾아온 호황을 반기고 있지만 청소년들이 이 게임을 PC방을 통해 접하지 않을까 우려도 큰 상황이다. 폭력성이 적잖은 디아블로3는 청소년이용불가등급을 받았다.
디아블로3 서비스가 시작된 후 맞는 첫 주말인 20일 서울 역삼동의 한 PC방은 디아블로3를 즐기는 사용자들로 북적였다. 디아블로3를 할 수 있는 자리가 모두 차 발길을 돌리는 이들도 있었다. 왕십리의 열기가 PC방으로 고스란히 옮겨온 셈이다. 이 PC방에서 일하는 박모씨는 "최근 손님들은 대부분 디아블로3에 대해 문의를 하고 있다"며 "밤을 새우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PC방 게임 조사 서비스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19일 현재 디아블로3는 점유율 27.09%로 1위를 달리고 있다. PC방을 찾는 사람 10명 중 3명은 디아블로3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효과는 하락국면에 접어든 PC방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국내 PC방 전체 매출 규모는 1조7601억원으로 게임 시장의 23.7%를 차지했지만 전년 대비 9.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대작 디아블로3와 곧 출시될 블레이드&소울 등이 침체된 게임 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며 "PC방뿐만 아니라 고사양의 게임을 즐기기 위한 그래픽카드, 모니터 등 컴퓨터 업그레이드도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기가 높은 만큼 사용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사용자들의 폭주로 서버 접속이 어려운 상황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 것. 이날 PC방에서도 접속이 어렵다는 문의가 쏟아졌다. PC방에서 디아블로3를 즐기던 대학생 김모씨는 "접속이 어렵거나 끊기는 경우가 많다"며 "초기에 사용자가 몰려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기를 이용한 악성코드 문제도 불거졌다. '디아블로3 맵핵 다운로드' 등의 제목으로 등록된 블로그 포스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맵핵'이란 정상적인 게임을 위해 개발사에서 가려 놓은 게임 내 지도를 불법적으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보안 업계는 일부 블로그에서 해당 불법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속여 파일 공유 사이트로 유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게임 내 등급을 빠르게 상승시키고자 하는 게임 사용자들의 심리를 악용한 상술로, 유료 결재를 해도 원하는 자료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높고 악성코드를 다운로드 받을 위험도 있다는 것이 보안 업계의 지적이다.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이지만 실제 게임 이용자 중 19세 이하의 청소년이 많다는 지적도 있다. PC방에서 일하는 박모씨는 "성인 아이디로 게임에 접속하는 청소년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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