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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행들 예금인출 망령에 다시 시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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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그리스 은행의 대규모 예금인출로 유럽 은행들이 다시 대규모 예금이탈(bank run) 유령에 시달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중앙은행(ECB)가 1조 유로(미화 1억2700만 달러)의 장기저리 자금을 수백개의 유럽은행에 지원했지만 고객들이 ‘불안정하다’고 판단한 금융기관에서 예금을 뺄 수 있는 위험에 처해 있을 만큼 여전히 취약하다고 21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경우 총예금액 2조500억 유로 가운데 약 48%인 9900유로가, 스페인은 1조5500억 유로중 약 30%인 4700억 유로가 즉시 인출가능한 초단기 예금으로 나타났다. 포르투갈은 1330억 유로 중 21%인 280억 유로가 단기예금으로 드러났다.


대규모 예금이탈 가능성은 지난주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고 그 결과 그리스에서 유로존으로 예금을 옮길 수 없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커지자 그리스 고객들이 단 하룻만에 7억 유로 이상을 인출하면서 가시화됐다.

더욱이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고 예금인출이 제한된다면 비슷한 일이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도 벌어질 있다고 판단한 스페인과 포르투갈 예금자들도 인출제한 조치이전에 자금을 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주 스페인 3대 은행인 방키아에서 부분 국유화가 단행된 11일 이후 10억 유로가 인출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스페인 중앙은행과 정부가 부인하고 나섰을 만큼 예금자들은 언제든지 돈을 뺄 태세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17일 스페인 최대 은행 산탄데르 등 16개 스페인 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직후 산탄데르 영국 지점에서 2억 파운드(미화 3억 1640만달러)가 유출됐다는 것은 대규모 자금 인출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WSJ는 ECB의 대규모 자금 공급 정책덕분에 유럽 은행권은 두달 전까지만 해도 유동성문제가 없었지만,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에 대한 새로운 염려와 스페인 은행권의 취약성이 맞물려 이같은 ‘밀월관계’를 끝냈다고 전했다.


씨티그룹의 스테판 네디알코프는 2000년대 초반 아르헨티나 금융위기서 대규모 예금이탈을 바탕으로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경우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스페인 은행들은 즉시 총 900억~3400억 유로의 예금인출을 경험할 것이라고 지난주 추정했다. 특히 스페인에서는 380억 유로에서 1300억 유로의 예금이 인출될 것으로 그는 추정했다.


WSJ는 이들 자금은 각국 총 예금액의 10% 수준으로 은행 자금부족과 도산을 초래하고 초우량 은행조차 자금확보를 위해 여신을 축소하고 자산을 매각해야 할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이에 따라 대규모 예금인출을 막기 위해 범유럽 차원의 고객 예금 보장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 문제를 잘 아는 유럽연합(EU) 관리들은 “이 방안은 이미 시행중인 정부 보증을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예금인출이 발생할 경우 ECB가 3차 장기저리융자(LTRO)프로그램으로 구제에 나설 것인만큼 걱정할 게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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