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전날까지 전무했던 새누리당의 전당대회 출마선언이 2일 봇물을 이루고 있다. 친이(친이명박)계 심재철 의원이 1호 선언을 한데 이어 남경필,이한구, 유기준, 유정복 의원과 황우여 원내대표 등 각계파별로 출마선언을 예고하면서 당권 경쟁에 시동이 걸렸다. 대권주자들의 조기 출정선언에 흥행부진이 될 것이라던 우려가 하루아침에 사라진 것.
4선의 심재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대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쏠려 있는 비행기는 바르게 날 수 없듯이 당의 무게중심 역시 한쪽으로만 쏠려서는 폭넓은 지지를 끌어낼 수 없고, 당의 외연확장에도 장애가 된다"면서 "바른 균형을 통한 당의 화합을 이끌어냄으로써 미래로 나아가는 국민의 정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여론이 무시되고 다양한 의견이 실종된 정당에는 미래가 없다"면서 "숨죽인 채 엎드린 듯 한 당의 풍토를 살아 있는, 희망이 있는 풍토로 바꾸고 새누리당을 활기찬 정당으로 탈바꿈시키는 '복토'(覆土)가 되겠다"고 했다.
19대 총선에서 5선고지에 오른 쇄신파 남경필 의원은 원내대표에 출마키로 했다. 남 의원은 이날 오전 쇄신파의원들과 모임을 갖고 당대표보다는 원내사령탑으로서 대선승리에 기여하겠다면서 출마의지를 피력했다. 쇄신파 모임에는 정두언 황영철 김세연 홍일표 신성범 박민식 구상찬 권영진 의원 등이 참석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당대표 출마를 사실상 확정했고 이한구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유기준, 유정복 의원등도 전당대회 출마를 조만간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새누리당 전당대회 선관위는 1일 전체회의를 열어 지도부 경선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선관위는 당 지도부 경선열기가 낮은 원인으로 대선주자들의 출마선언으로 인한 국민의 관심이 이동되고 빈번히 일어났던 당대표 사퇴 등 불안한 임기, 정체를 알 수 없는 '지도부 내정 루머' 등을 꼽았다.
국회의장을 지낸 김수한 선관위장은 당내 대선후보급 주요 인사들을 향해 "개인 중심으로 생각하지 말고, 당이 튼튼한 기반을 갖고 있어야 대선후보 본인도 승리할 수 있고, 당을 무시해서는 승리하기 어렵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라면서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자세를 견지해 달라"고 주문했다.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과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오는 15일로 예정됐으며 후보자등록은 4일, 당원과 청년선거인단투표는 14일에 치러진다. 후보자들의 방송토론회는 7일부터 10일까지 4차례에 걸쳐 지상파와 종편, 인터넷매체 등이 주관해 열린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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