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마일리지 가격 인상 통보, 카드사 수익악화에 전전긍긍
[아시아경제 조영신 기자]대한항공이 국내 신용카드사들에게 마일리지 가격을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나서 카드사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중소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박이 거센 상황에서 마일리지 가격까지 인상될 경우 카드사 수익 악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항공 마일리지는 카드사의 핵심 마케팅 아이템이자 카드사 마케팅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가격을 10% 내외 인상하겠다는 뜻을 각 카드사에 밝히고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카드사들로부터 1마일리지당 13∼17원을 받고 마일리지를 판매해 왔으나 최근 가격을 올리겠다고 통보한 상태다.
마일리지는 크게 탑승 마일리지와 제휴 마일리지로 구분된다.
탑승 마일리지는 탑승거리에 따라 항공사가 탑승객에게 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것이며, 제휴 마일리지는 카드사 등에 항공사가 마일리지를 판매한 것을 말한다.
카드사는 항공사로부터 마일리지를 구입한 뒤 고객에게 카드 사용액 1500원당 1∼2마일리지를 적립해 주고 있다.
마일리지 가격 인상은 곧바로 카드사 지출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카드사들이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국내 카드사들은 연간 1500억∼1800억원을 국내 항공사에 지불하고 있다"며 "가격 인상은 카드사 수익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가격 인상이 끝나면 아시아나항공까지 올릴 가능성이 커 협상에 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항공사의 마일리지 가격이 인상될 경우 카드사들이 마일리지 적립시 필요한 카드 사용액을 늘리거나 적립해 주는 마일리지를 축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마일리지 가격 인상은 결국 소비자 서비스 축소로 이어질 공산이 큰 것이다.
이와 함께 소멸시효(2008년 7월1일 이후 적립된 마일리지는 10년이 지나면 소멸)가 있는 마일리지 판매는 결국 이익(잡수익)만 늘리려는 대형 항공사의 꼼수라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항공사가 마일리지 좌석을 늘렸다고는 하지만 실제 좌석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고객의 불평불만이 많다"며 "항공료 인상이 없음에도 불구, 마일리지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항공사의 의도를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측은 "2004년 이후 마일리지 가격 인상을 하지 못했고, 최근 물가 및 항공유 가격 인상 등을 감안해 부득이 가격을 인상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조영신 기자 ascho@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조영신 기자 ascho@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