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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000만 관광객, 부끄러운 '바가지 코리아'

시계아이콘00분 58초 소요

중국인 관광객들이 요즘 동대문시장 쇼핑을 꺼린다고 한다. 바가지요금 때문이다. 어제 아시아경제신문 보도를 보면 동대문시장의 한 가게에서 내국인에게는 1만8000원을 받는 벨트를 중국인에게는 2만7000원을 요구했다고 한다. 한 가게 주인은 "깎아 달라"고 요구하는 중국인 관광객을 내쫓기도 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 누구라도 동대문시장을 다시 찾지 않을 것이다.


국내 물가 사정에 어두운 외국인 관광객에게 턱없는 바가지요금을 물리는 행태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동대문시장뿐만이 아니다. 지난 2월 한 일본인 관광객은 남대문시장 주변 포장마차에서 김치전 1장과 맥주 2병을 먹고 5만원을 냈다고 한다. 남산 케이블카 주차장에서 서울타워까지 미터기로 6500원이 나오는 거리를 4만원 받는 택시, 2㎞를 태워주고 33만원을 요구하는 콜밴도 예사라고 한다.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979만명으로 전년보다 11.3%나 늘었다. 2000년 532만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괄목 성장했다. 한국방문의 해 마지막 해인 올해는 1000만명을 무난히 넘길 것이라는 게 정부의 예상이다. 양적으로는 이렇듯 성장한 관광한국이지만 질적으로는 여전히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바가지 코리아'에 대한 불만은 외국 언론이나 인터넷, 트위터 등을 통해 널리 퍼져 있다. 중국 런민르빠오의 인터넷판 런민넷은 지난달 "한국 성형외과에서 중국 유학생이나 관광객에게 원래 가격의 2~3배에 이르는 가격을 요구한다"며 "조심해야 한다"는 기사를 실었다. 일본의 포털사이트인 야후재팬에도 한국의 바가지요금을 비난하는 글들이 빼곡하다고 한다. 이래서야 누가 한국을 찾고 싶어 하겠는가.


1000만 외국인 관광객 시대를 맞은 관광산업이 한 단계 올라서려면 '바가지 코리아'라는 오명을 벗어야 한다. 관광객을 봉으로 알고 바가지를 씌우는 추악한 상혼이 사라지지 않는 한 관광대국은 요원하다. 호텔 건설, 관광안내센터 확충 등 인프라 구축도 좋지만 바가지요금을 없애는 게 더 급하다.


철저한 단속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뿌리 뽑기 어렵다. 눈앞의 이득에 급급할 게 아니라 멀리 보고 다시 오고 싶은 한국으로 만들겠다는 관광업 종사자들의 자정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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