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씨티그룹이 중국내 지점 숫자를 2~3년 내 2배로 늘리는 공격적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1월 씨티그룹 아시아 부문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스티븐 버드 지난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47개인 중국 내 지점 개수를 2~3년 안에 100개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은 현재 중화권에서 163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데 중국 본토보다 대만과 홍콩의 지점 개수가 각각 66개와 50개로 더 많다. 중국에서 지점 하나를 새로 오픈하는 데에는 시간과 비용이 더 많이 든다.
씨티그룹의 아시아 지역 매출 150억달러 가운데 25%가 중화권에서 나온다. 따라서 버드는 중국에서 씨티그룹의 입지를 단단히 하는 것은 그룹의 장기 계획이라며 향후 지점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버드는 "금융위기 동안에도 씨티그룹은 아시아의 소지점망에 투자해 왔다"면서 "지난 3년간 우리는 중화권에서 지점 수를 3배로 늘렸고 홍콩에서 지점 수를 2배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FT는 중국 당국이 외국계 은행이 자국 금융산업에 대한 지분을 늘리는 것을 거부하고 있는데다, 최근 바젤Ⅲ 때문에 자본 확충에 나서야 하는 상황 탓에 씨티 그룹이 자체 소유 지점을 늘리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HSBC도 최근 중국 당국이 교통은행에 대한 지분을 20% 이상 소유하지 못 하게 하면 현재 110개인 지점 개수를 늘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중국 금융회사들의 상품과 기술 개발을 도우면서 씨티그룹의 이익이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오래 전부터 중국에서 사업을 영위해왔으며 현재 10년 가까이 신용카드 사업을 같이 하고 있는 상하이푸둥발전은행 지분 2.3%를 보유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지난해 중국 당국으로부터 자체 신용카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 이에 인도에서 했던 것처럼 씨티그룹이 중국에서도 바젤 규정에 맞춰 자본을 늘리기 위해 상하이푸둥발전은행의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씨티그룹은 지난달 인도 모기지 은행 업체 HDFC의 지분 9.9%를 약 20억달러에 매각한 바 있다.
버드 CEO는 상하이푸둥발전은행의 지분 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꺼려했다. 그는 "우리는 향후 몇 년간 다른 사업 개발을 위해 상하이푸둥발전은행과 계속 작업할 것임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버드 CEO는 "내가 취임했을 때 나는 우리가 중국에서 행동하고 말하는 모든 것들이 장기적 관점이여야 한다고 말했다"며 "그것이 우리가 신뢰를 얻고 궁극적으로 당국으로부터 여러가지 승인을 얻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항상 주식회사 중국을 돕기위한 방법을 찾으려 하고 있다"며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사업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버드 CEO는 또 중국 증권사 차이나 오리엔트와의 증권 관련 합작 벤처를 올해 시작하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또 전 광둥발전은행이었던 '차이나 광파'의 재브랜드와 업그레이드, 상장이 결실을 맺어 올해 50억달러 규모의 주식 매각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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