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코스피지수 2000이 무너지면서 조정 얘기에 힘이 실리고 있다. 두달 가까이 올랐으니 조정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전날 2000선 하향 이탈로 20일 이동평균선도 무너졌다. 1월 반등 이후 처음이다. 장을 받치던 외국인들의 매수강도도 약화됐다.
국제유가는 오르고 엔화 약세도 지속될 전망이다. 그간 국내기업들의 경쟁력을 뒷받침해 주던 양대 축이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본격적인 하락장을 예상하는 것은 아니다. 실물보다 좀 앞서 올랐으니 조정이 필요한 시기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상승시도를 해도 키 맞추기를 한 이후에 할 것이란 분석이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유동성 공급은 3월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2월과 달리 3월에는 엔저, 국제유가상승, 쿼드러플위칭데이가 시장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외국인 매수세도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3월 코스피지수 밴드는 1900에서 2100 사이다. 시장 흐름은 '전약후강'의 형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월말 기준 MSCI 코리아 12개월 예상 PER은 9.4배로 2003년 이후 평균치 9.5배 대비 1.1% 할인된 상태다. IT업종의 EPS전망치 상향과 실적개선은 상당부분 반영된 상태지만 여타 업종의 EPS상향은 제한적이다. 2000 이상에서 추가 상승 모멘텀은 제한적이란 판단이다.
관심업종으로는 유가상승 관련, 정유·화학 등의 소재/산업재와 IT HW, 건설, 금융, 섬유의복 등을 중점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SK이노베이션 호남석유 현대제철 세아제강 LG디스플레이 대덕GDS 대우조선해양 대림산업 태광 두산인프라코어 S&T대우 한섬 LG패션 락앤락 외환은행을 3월 관심종목으로 선정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코스피가 1월 반등 이후 처음으로 20일 이동평균선 밑으로 빠졌다. 앞으로 기술적 흐름은 수급선으로 대변되는 60일선과 이격을 해소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과거 이 과정에서 외국인의 순매수 강도는 뚜렷하게 약화됐다.
당분간 조정국면이 예상된다. 이런 장에서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은 주가가 선조정을 받았거나 올해 상승장에 편승하지 못하면서 상대적인 가격매력이 존재하는 동시에 올해 실적전망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종목군이다. 이런 종목중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수하는 현대글로비스와 제일기획, 외국인 매수가 확대되는 삼성카드와 삼성엔지니어링 등은 수급측면에서도 우호적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유가 상승과 엔화 약세에 시장이 도전을 받고 있다. 이는 그간 시장을 이끌었던 경기 모멘텀과 유동성이라는 양대 축을 모두 흔들 수 있는 재료다. 중동지역 정정과 국제유가에 대한 기대를 너무 높게 가져서는 곤란하다. 이란 내부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고, 풍부한 국제유동성도 유가의 고공행진을 지지할 수 있다. 과거에도 일본 정부의 환율개입 이후 엔화 약세가 상당기간 진행됐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엔화 약세 시도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
공격적 대응은 자제하고, 방어적 대응 내지는 짧은 트레이딩으로 국한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만일 주식비중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투자자의 경우에는 유가 상승이나 엔화 약세에 강한 종목들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컬러를 바꿀 것을 권한다.
◆이재만 동양증권 애널리스트=국제유가 상승에 민감한 국내 증시 운수창고업종과 엔화 약세에 만감한 화학 및 운송장비업종이 부진했다. 코스피 체감지수는 지난해 1월 중순 수준인 2100 정도에 근접했다. 명목지수가 2000 내외라는 점을 고려할 때 체감지수와 명목지수 차이의 축소가 필요하다.
글로벌 금융시장 위험지표 하락으로 국내 증시가 상승했지만 국내 기업이익은 여전히 정체 및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이익과 밸류에이션 차이도 축소가 필요하다. 미국 기대경기지수가 실물경기지수에 비해 빠르게 상승했다. 기대치에 대한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높아진 기대치들에 대한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란 얘기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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