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검찰이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을 압수수색하면서 하이마트를 내·외부가 충격에 휩싸였다.
선 회장을 믿고 따랐던 임직원들에게 검찰의 압수수색 소식은 더 충격적이다. 선 회장은 1998년 IMF 위기가 찾아왔을때 당시 대우전자에서 분사해 지금의 하이마트를 일궈낸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길거리에 나앉을 위기 상황에 일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준 인물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선 회장에 대한 아낌없는 신뢰를 보내왔다.
지난해말 하이마트 대주주인 유진기업의 유경선 회장과의 경영분쟁이 일었던 당시에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하면서 선 회장의 편에 섰다. 당시 현업부서의 과장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등 직원들은 선 회장의 경영권을 지키기위해 적극적으로 나섰고, 주주총회가 있던 날에는 서울 대치동 하이마트 본사앞에서 '유경선 회장을 반대한다'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 만큼 하이마트 임직원들에게 선 회장이 갖는 위치는 특별했던 셈이다. 그러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선 회장과 경영진이 1000억원대의 회삿돈을 횡령해 해외로 빼돌린 정황을 포착하고, 하이마트 본사와 계열사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선 회장에 대한 임직원들의 신뢰도 무너졌다.
업계에서는 이미 검찰이 충분한 정황 증거를 확보했기 때문에 하이마트 본사를 공개적으로 수색한 것으로 보인다며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선 회장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하이마트의 전신은 1987년 설립된 한국신용유통이다. 대우전자의 국내 총판권을 갖고 있던 회사였는데 1998년 IMF 위기와 함께 대우가 무너지면서 국내영업부문을 한국신용유통에 합쳐지게 됐다. 이듬해 사명을 ㈜하이마트로 개명하면서 본격적인 성장 기반을 만들었다.
하이마트는 당시 가전 제조사가 대리점을 통해 판매해오던 가전 유통시장의 일대 변화를 가져왔다. 국내·외 가전제품들을 한자리에서 비교해 살 수 있게 됐고, 가격도 더 저렴했다. 이 같은 장점 덕분에 하이마트는 국내 가전유통 시장을 선도해나갔고, 지난해 300여개의 지점을 갖추고, 3조원의 매출을 거두는 우량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과정을 주도해왔던 인물 역시 선 회장 본인이다.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AEP), 유진기업 등으로 대주주가 바뀌면서도 직원들의 신뢰를 밑거름으로 전문경영인으로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었다.
때문에 직원들이 이번 검찰 수사로 받는 충격은 더욱 크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갑작스런 수사로 직원들은 당황스럽다"며 "지금은 상황을 지켜봐야 할 뿐 다른 입장을 밝힐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의 수사를 조심스럽게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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