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기업 "매각의지 변함없어..일정대로 추진"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과 경영진이 수백억원 이상의 회삿돈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로 검찰로부터 전격 압수수색을 받자 대주주인 유진기업도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26일 "우리 입장에서도 황당하고 당혹스러운 가운데 사태를 파악하고 있다"며 "지금은 검찰 수사결과를 주시하는 것 외에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최재경 검사장)는 25일 선 회장 등 하이마트 경영진이 회사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고 거액을 탈세, 횡령한 혐의를 잡고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하이마트 본사와 계열사, 선 회장의 자택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중수부는 하이마트의 경영 자료와 회계장부,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수부는 금융당국에서 첩보를 받아 수사에 나섰으며 선 회장 등 경영진의 비리혐의를 잡고 계좌추적을 진행해 왔다. 중수부는 자료 분석, 사실관계 확인 뒤 선 회장을 소환조사할 예정이다. 선 회장을 비롯한 하이마트 경영진에게는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4년전 하이마트 지분을 대거 사들여 대주주가 된 유진기업은 검찰의 하이마트 본사 압수수색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진기업은 26일 주요 임원들이 비상회의를 갖고 대책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국내 최대 전자제품 전문 유통업체인 하이마트는 유진기업(31.34%)이 최대주주로, 2대 주주는 사실상의 창업자인 선 회장(17.37%)이다.
유진기업과 선 회장은 경영권 갈등으로 충돌하다가 지난해 12월1일 경영권 다툼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유진기업과 선 회장, 3대 주주인 HI컨소시엄(5.66%) 지분 모두를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지분 매각 발표 전날 주총에서는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과 선 회장이 각각 재무와 영업을 나눠 맡는 각자대표 체제로 역할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경영권 갈등을 봉합했다고 밝혔었다.
선 회장과 하이마트 경영진이 비리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현재 추진 중인 하이마트 매각 일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신세계와 롯데, 홈플러스 등 유통 전문그룹들이 이번 인수전에 참여했다.
이에 대해 유진기업 관계자는 "하이마트 매각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일정대로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하이마트에 재무담당임원(CFO)을 파견했지만 회계상 세밀한 부분까지 파악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이마트는 지난해 3조4053억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2573억원을 올렸다.
김민진 기자 asia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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