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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덕에 웃는 사람들".. 재건축 세입자는 '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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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덕에 웃는 사람들".. 재건축 세입자는 '안도' 개포주공1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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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 #2010년 말 결혼한 김선희(32,가명)씨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에 신혼집을 꾸렸다. 불편한 미닫이문에 녹물이 나오는 30년 된 아파트다. 그렇지만 괜찮다. 직장이 강남이라 출퇴근하기 편해서다. 게다가 1억원 초반대의 전세금으로 56㎡짜리 강남 아파트에서 산다는 것도 장점이다. 재건축이 시작되면 다른 곳으로 보금자리를 옮겨야 할지 모르는 입장이던 그에게 재건축이 당분간 물 건너가게 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집주인 눈치를 보느라 속내를 드러내놓지는 못하지만 몇 년 더 거주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 못내 반가운 그다.


서울시의 '소형주택 50% 의무' 재건축 계획에 개포주공 재건축 조합원들이 반발하고 나섰으나 이면에는 웃는 이들도 적잖다. 바로 개포주공에 세 들어 사는 사람들이다.

올 연말이면 2년의 전세기간을 채우게 되는 김씨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는 강남 전세살이를 접고 신도시로 물러나야 할지를 심각하게 고민 중이었다. 재건축이 승인될 경우 그와 비슷한 수천가구에 이르는 세입자들이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하거나 전세물량을 구하지 못해 외곽 등지로 밀려날 수밖에 없어서다. 얼마 전에는 집 근처 치킨가게에 들러 이사할 집을 물색해야 할지 물어보기도 했다.


김씨처럼 재건축이 지연되면서 서울 도심의 전세살이가 연장된 세입자들은 적잖다. 개포주공 인근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의 80%가 세입자다. 재건축 대상인 개포주공1·2·3·4단지와 개포시영은 총 1만2410가구에 달한다. 이중 80%인 1만가구 정도가 세입자라는 얘기다.

도심 출퇴근이나 자녀 교육 등의 이유로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해당된다. 특히 이들 단지에 세 들어 사는 이유는 아파트 전셋값이 인근의 새 아파트 같은 면적보다 훨씬 싸기 때문이다. 개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36㎡의 전셋값은 현재 8500만원 정도. 비슷한 크기의 개포동의 대치2단지 전용면적 33㎡의 전세가격이 1억5000만원선임을 감안하면 거의 절반 가격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형주택 50%를 의무화로 개포주공 재건축 사업이 지연되며 세입자들 중 상당수가 안도하고 있다. 개포주공에 세 들어 살고 있는 또 다른 주민은 "500만원 월세보증금에 매달 30만원씩 낸다"면서 "1층이지만 방 두개인 강남아파트에서 지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재건축하면 나가야 하는데 일단은 이 정도 가격에 여기서 살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개포주공 아파트를 소유한 조합원들은 소형만 많이 지을 바에는 차라리 재건축을 안 하는 게 낫다는 반응이다. 개포주공아파트의 대다수는 65㎡ 이하의 소형 주택이다. 개포주공 1단지의 경우 총 5040가구 중 전용면적 10평 초반대인 44.29㎡와 36.19㎡가 절반을 넘는다. 강남구 개포주공 재건축 조합원들은 29일 서울시청광장에서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는 와중에 개포주공 세입자들은 시간과 돈을 벌었다. 의도했든 안했든 박원순 시장이 고마운 이유다.


그러나 주택 대량공급시대의 유산인 노후된 저층 재건축 추진 단지들을 언제까지나 내버려둘 수는 없다는 것도 딜레마다.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해야 하는 당위성과 바람직한 재건축 모델 찾기가 혼재되면서 서울 강남 한복판에선 조합원과 세입자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박미주 기자 beyon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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