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매가 상승률 상위 100위 중 67개가 85㎡ 이하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최근 1년간 수도권 매매가 상승률 100위내 아파트 중 67%가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아파트로 분류되는 99㎡ 초과를 제외한 물량으로 보면 84%가 100위권에 포함됐다.
경기불황으로 수요자들이 대출이자나 관리비 등 주거비용 부담이 적은 소형 아파트를 선호하는 이유에서다. 임대 수익형 상품으로 소형 아파트 인기가 크게 높아진 것도 한몫했다.
21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2년 2월부터 올 2월까지 1년간 서울 등 수도권 매매값 상승률 100위내 아파트 중에는 85㎡이하 물량이 67%를 차지했다. 특히 대형 아파트로 분류하는 99㎡를 기준으로 보면 그 이하가 84%에 육박해 중소형에 대한 수요층 인기가 가격상승으로 직결되는 것으로 풀이됐다.
지역별로는 경기도 중소형 물량이 대세였다. 100위내 아파트 중 81곳이 경기도에 위치하고 있었다. 서울은 17곳이 이름을 올리는데 그쳤고 인천은 단 2곳에 불과했다.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아파트는 경기도 시흥시 신천동에 위치한 '경신둥지(72㎡)' 아파트였다. 2011년 2월 1억500만원이던 것이 올 2월에는 5000만원 오른 1억5500만원을 기록했다. 상승률로 보면 47.62%다. 이어 오산시 은계동에 위치한 '영상그린맨션(62㎡)'이 7500만원에서 1억500만원으로 40%의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 아파트 중에는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진넥스빌2' 46㎡가 34%의 상승률로 유일하게 10위내 이름을 올렸다. 이 아파트는 1억3750만원이던 것이 1억8500만원으로 상승했다.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아파트 매매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전국 면적별 아파트 매매값 변동률은 ▲66㎡이하 1.7% ▲69~99㎡ 5.2% ▲102~132㎡ 2.2% ▲135~165㎡ -0.3% ▲169㎡이상 -1.2%로 중대형일수록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에비해 중소형 물량은 1~5%대의 플러스 변동률을 보였다. 특히 69~99㎡의 상승률은 5%대로 가장 두드러진 상승세를 기록했다. 인구구조와 중소형에 대한 수요층의 인식 변화로 경기불안에 따라 거래시장이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중소형 주택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거래 통계치로도 중소형의 인기는 눈에 띈다. 온나라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 총 거래량 86만6000여건 가운데 전용 85㎡이하 중소형의 거래량은 67만7000여건에 달했다. 20만건에 그친 중대형의 3배를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신규 분양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전국에서 신규 분양한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26만6238가구 가운데 86.05%인 22만9106가구가 85㎡ 이하의 중소형 물량이다. 중소형 비중이 82.26%(13만586가구)에 달했던 2010년보다 3%이상 늘어난 수치다. 올해 역시 신규분양 예정치가 잡힌 10대 건설사들의 물량을 살펴보면 총 4만5613가구 중 72%에 해당하는 3만2602가구가 85㎡이하 중소형으로 공급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뉴타운 출구전략, 재건축 규제 그리고 대내외 경기불안 요소로 올해 부동산 시장 전망도 밝지 않지만 중소형 아파트의 상황은 다르다"며 "전세난에 힘입어 실수요자 중심으로 꾸준히 거래되는 모습을 보였고 일부 지역은 가격까지 올라 올해에도 인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 역시 "중소형 물량의 매매값 상승세가 두드러진 곳은 임 대수요 많거나 전셋값 상승에 따라 매매값이 동반 상승한 지역이 대부분이었다" 며 "중소형 나홀로 아파트 역시 자금마련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몰리며 가 격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이에비해 분양시장에서 주택이 지나치게 중소형 위주로 계획되고 공급되면서 조만간 중대형 수요가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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