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환 변동성이 심해짐에 따라 FX마진거래(외환차익거래) 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 765억달러에 불과했던 거래대금이 2010년에는 4638억달러로 6배 이상 증가했고 지난해 3분기까지의 거래금액이 5158억달러에 달해 전년도 거래대금을 넘어서는 등 매년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FX마진은 이종(異種)통화 간 환차익을 추구하는 파생상품 거래다. 소액의 증거금으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24시간 거래가 가능해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유혹 뒤에는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들이 있다.
첫째, 이 투자상품이 전문가도 투자하기 어려울 만큼 위험하다는 것이다. FX마진에 있어 통화변동성에 대한 정보가 필수적인데 개인투자자는 이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부족해 투자리스크가 매우 높다. 일본의 경우 엔화와 외화의 거래가 가능해 환율변동 예측이 보다 용이하고, 초저금리를 이용해 이자율이 높은 국가에 투자하는 개념이어서 우리나라의 FX마진과는 위험정도가 다르다. 개인투자자들이 환율의 일시적 급변동에 의존한 초단타거래를 할 경우 위험은 더 커지게 마련이다.
둘째, 대부분의 투자자가 손해를 본다는 점이다. FX마진은 대표적인 고수익ㆍ고위험 상품이다. 많은 투자자가 대박을 기대하고 FX마진에 투자하지만, 환율이 1~2%만 변해도 강제청산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의 투자가 손실을 보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투자자의 90% 정도가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도 FX마진거래 투자자의 평균 손실률이 67%(2011년 1~3분기)라고 하니 많은 투자자가 손해를 보는 거래임은 분명하다.
셋째, 투자자와 해외 호가중계업체(FDM) 간 이해상충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통상 FDM은 글로벌 환 시세 등을 반영해 호가를 제공하고 투자자의 주문에 응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개인은 거래상대방인 FDM에 비해 자금력과 정보력 등 모든 면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다. 또 FDM도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보니 경우에 따라서는 호가가 투자자가 예상하는 바와 다르게 제공되거나 주문체결이 거부될 수도 있다.
넷째는 슬리피지(slippage) 위험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국내 증권ㆍ선물사는 해외 FDM과 FX마진 중개 계약을 체결하여 영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슬리피지가 발생하게 되는데 슬리피지란 호가 공백이나 주문 실행시점이 지연되면서 고객이 매매하고자 하는 가격보다 불리한 가격으로 매매가 체결되는 것을 말한다. 슬리피지는 글로벌시장의 급변에 의한 호가 급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FDM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경우도 없지 않다.
다섯 번째는 불법 FX마진거래다. 최근 감독당국이 FX마진거래의 건전화를 위해 증거금률을 상향하면서 불법중개업체에 의한 FX마진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무허가 중개업체들은 마치 제도권 회사인 것처럼 영업하거나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를 모집한다. 또한 비교적 작은 거래단위, 적은 증거금(미니선물) 등으로 투자자를 유혹하기도 한다. 물론 고객의 돈을 먹고 튀는 소위 '먹튀' 사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투자자의 지속적인 손실에도 불구하고 FX마진거래가 늘고 있는 것은 거래위험에 대한 명확한 인식 없이 단기간에 대박을 원하는 투자문화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이 FX마진거래의 손익구조와 투자위험을 충분히 숙지할 수 있도록 금융교육을 강화하고 거래계좌의 손실비율 등 객관적 통계수치를 정기 공시토록 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박원호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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