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공순 기자]천정부지로 치솟던 금값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 9월 1트로이온스당 최고 1920달러를 기록한 뒤, 15일(현지 시각) 뉴욕상품시장에서 1570달러로 세달만에 무려 17%가 하락하는 쓴 맛을 보았다.
미국 경제전문매체인 CNBC는 금을 보유하고 있던 헷지펀드들과 국부펀드들이 다른 자산가격이 하락하자 이를 벌충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많이 오른 금을 내다 판 것을 금값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반대로 금과 경쟁하던 달러화는 '안전 자산'으로서의 위상이 더 강화되었다.
헷지펀드인 로즈클리프 캐피탈의 CEO인 마이클 머피는 "금은 안전자산이었고, 모든 투기적 거래의 헷지 수단이었다"면서 그렇지만 이제는 "투자가들은 금보다 안전하고 보다 더 효율적인 헷지수단이며, 더 투기적인 상품을 찾았다"고 말했다.
금보다 더 안전한 자산은 바로 달러다. 머피는 내년에도 금값이 계속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투자가들은 고점 대비 15% 이상 하락한 지금의 금값조차도 '버블'이라고 주장한다.
"한 자산(금)이 어떤 시장에서도 통한다고 생각된다면, 이는 확실한 버블의 징조이다"라고 쇼트힐스캐피탈의 스테픈 바이스는 지적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이 통화 안정을 위해 대규모 금 매도를 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월가의 중개인인 스티브 코르테스는 "궁극적으로는 1000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금값은 전적으로 '인식'에 의존한다"면서 "다른 주식들과 달리 배당금도 없고 가치를 생산해내지도 않기 때문에 바보들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는 지난 세달 동안의 금값 하락의 주요 원인은 결국 '유동성의 부족'이다.
유럽의 연쇄적인 신용 등급 우려로 시장에다 내다 팔 수 있는 '품질 좋은 담보', 즉 최상위등급(AAA) 자산이 줄어들어 금을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금값의 전망의 핵심은 내년에도 이같은 유동성 고갈 현상이 지속되느냐에 달려있다.
만일 미국 연방준비은행이나 유럽중앙은행이 추가적인 양적완화를 하지 않는다면, 금을 대신하는 돈의 강세는 계속될 것이다.
씨티은행이 그럴리가 없다고 판단한다. 중앙은행의 사명은 돈을 찍어내는데 있다.
씨티은행은 지난 14일자 금 관련 리포트에서 2012년 하반기에는 금값이 2400달러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고 "앞으로 2년 뒤에는 3400달러선까지 갈 것"이라고 본다.
씨티은행은 한 술 더떠 만일 "1978-79년의 구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처럼 대규모 국제적 '사건'이 발생한다면, 6000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고 과감하게 전망한다.
다소 심약하게 바라보자면, 2000달러를 예측하는 분석가들은 적지 않다.
유로퍼시픽캐피탈의 피터 쉬프는 "강세장은 걱정 속에 진행된다"면서 "최근의 금값 하락은 투기꾼들과 투자가들을 시장에서 밀어내고 있지만, 일단 이들 심약한 투자가들이 떨어져 나가면 금값은 다시 2000달러 이상을 넘어 행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이공순 기자 cpe101@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공순 기자 cpe101@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