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원태 국립기상연구소 소장
[아시아경제 권원태 국립기상연구소 소장]올해도 또다시 폭설, 태풍, 집중호우 등 다양한 기상재해로 소중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전국적으로 재해가 일어날 확률이 60% 이상인 시간당 30㎜ 이상의 호우는 128회 발생해 역대 가장 많은 발생 횟수를 기록하였다. 특히 서울에서는 7월26~28일 3일간 588㎜의 비가 내렸는데, 이는 1907년 근대 강수량 측정 이래 최댓값이며, 6~7월에 내린 비의 양은 연 강수량보다 많았다. 지구촌도 곳곳에서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빈발하고 있다. 미국은 태풍, 토네이도, 홍수, 가뭄, 폭염 등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고 중국과 호주에서는 홍수, 일본은 태풍과 폭염, 유럽에서는 가뭄, 홍수, 폭염이 나타났다.
지난달 29일 국립기상연구소는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와 공동으로 '새로운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미래 기후 전망 및 기후변화 영향'에 대한 전문가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세미나에서 다뤄진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통해 국립기상연구소가 새롭게 산출한 기후변화 전망을 소개하고자 한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핵심자료인 미래 기후변화 전망자료는 미래 대기 중 온실가스 시나리오에 따라 생산된다. 새로운 온실가스 시나리오는 온실가스 감축 여부를 고려하여 4종의 시나리오로 구성되는데, 온실가스를 감축하지 않고 현재의 추세대로 배출되는 시나리오(RCP8.5), 2080년, 2040년, 2020년 이후 감축되는 시나리오(각각 RCP6.0, RCP4.5, RCP2.6)로 대표된다.
향후 탄소배출 감축 없는 RCP8.5에서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현재 390ppm에서 2100년에 940ppm으로 증가할 것이다. 이에 따라 21세기 말(2070~2099년)의 전 지구 평균기온은 20세기 말(1971~2000년)에 비해 4.8℃ 상승하고 강수량은 6% 증가하며, 해수면은 90㎝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RCP8.5 시나리오의 경우, 2040년대(2041~2050년) 우리나라 기후변화 전망을 살펴보면, 최근 100년간 기온이 1.8℃ 상승한 데 비해, 2050년까지 3.2℃가 상승하여 과거보다 4배 빨라질 것이며, 강수량은 16% 증가, 해수면도 27㎝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기온 상승은 계절 길이 변화를 가져와 여름이 19일 이상 길어져 5개월 이상 지속되고 겨울은 한 달가량 짧아져 제주도와 울릉도에서는 겨울이 사라질 전망이다. 아열대 기후구는 현재 제주도와 남해안에서 2050년까지 내륙을 제외한 전국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됐다.
기온상승은 또한 지표 증발량의 증가를 가져와 0~25㎝ 땅속의 표층 토양수분이 감소하여 농작물 재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해수 온도 상승으로 인한 열팽창과 육지 빙하 녹음으로 해수면이 상승하여 해일 등 위험 기상 강도가 증폭될 수 있을 것이다. 극한기상 현상도 증가하여 폭염은 약 3배, 열대야는 현재 5일에서 30일 정도로 6배 증가할 것이고, 일강수량 80㎜ 이상 집중호우 발생일수는 60%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난방도일은 20%가 감소하고, 냉방도일은 134%가 증가하여 계절적 에너지 수요도 달라질 것이다.
이는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지 않았을 때를 상정한 우리나라의 미래이다. 따라서 기후변화의 근본대책으로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국제협상은 아직도 난항을 겪고 있으며, 2010년에 이산화탄소 배출은 최고 값을 기록하였다. 이러한 사실은 온실가스 농도가 향후 수십 년간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런 기후변화 시대를 맞아 우리는 위기대응과 함께 새로운 산업 창출 기회를 확보해야 한다. 배출 감축 이행 없이는 한반도에 미치는 기후변화 영향은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으므로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기후변화 완화 노력도 함께 추진해야 할 것이다.
권원태 국립기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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