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게임쇼 후 주가급락.. 신작지연 등 악재에 발목
[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 엔씨소프트가 '지스타' 징크스에 빠졌다. 게임쇼 지스타가 열린 직후 주가가 떨어지는 패턴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보이고 있는 것. 신작게임인 블레이드앤소울의 출시지연과 셧다운제 시행 등 우려했던 상황이 하필이면 국내 최대의 게임축제와 맞물려 반복됐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엔씨소프트는 전거래일보다 2만원(6.27%) 내린 29만9000원을 기록, 지난 8월9일 이후 처음으로 30만원선이 깨졌다. 지난달 18일 장중 38만600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뒤 한달 보름만에 22% 가량 급락한 것이다. 특히 지난 10~13일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 이후에만 13% 하락했다.
지난해 엔씨소프트의 주가도 같은 모습이었다. 지난해 11월18~21일까지 열린 지스타가 끝난후 엔씨소프트는 12월24일까지 19만2500원으로 30% 내렸다.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같은 모습을 반복한 것은 신작게임 출시가 지연된 탓이 크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지스타에서 블레이드앤소울의 시연버전을 처음 공개했다. 기존 리니지 1·2와 아이온 외에 엔씨소프트를 이끌어갈 작품이었지만 구체적인 비공개테스트(CBT)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이때문에 시장에서는 상용화 일정이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다.
지난해말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가 16세 미만의 청소년이 새벽 0시부터 6시까지 온라인게임을 접속하지 못하도록 하는 셧다운제에 합의했다는 소식까지 가세해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엔씨소프트는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블레이드앤소울의 1·2차 CBT를 차례로 진행해 주가가 올해 1월3일 20만7000원에서 10월 38만6000원으로 86% 가까이 급등했다. 그러나 돌연 3차 CBT 일정을 내년 1분기로 계획함에 따라 당초 예정했던 연내 출시가 불가능해졌다. 셧다운제도 지난 20일 시행됐다. 1년전 주가를 짓눌렀던 악재들이 모두 재발하자 주가는 다시 하향추세로 접어들었다.
실적하락도 문제로 작용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6.0%, 31.5% 감소한 1476억원, 338억원을 기록했다. 리니지의 3분기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24.5% 증가했지만 리니지2 와 아이온의 매출은 각각 28.5%, 11.3% 감소했다. 신작출시 일정이 늦춰져 실적의 공백이 생긴 것이다.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리니지는 안정적인 트래픽이 유지되고 있지만 리니지2는 과거보다 크게 하락했다. 단기적으로 회복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블레이드앤소울의 상용화가 가시화되는 내년 상반기에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것”이라고 판단했다.
천우진 기자 endorphin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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