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작은탱크' 백성동(20·연세대)이 생애 첫 중동 원정서 절대적인 존재감을 확인했다. 홍명보호의 새 엔진이자 해결사로 떠오르며 7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을 향한 기분좋은 예감을 안겼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24일 새벽(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리고 있는 2012 런던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 카타르와 원정 경기에서 전반 종료 직전 이브라힘에게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23분 김현성(대구)의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오만과 1차전 승리(2-0 승)에 이어 첫 중동 원정서 무승부를 이룬 홍명보호는 1승1무(승점4)를 기록, 이날 사우디 아라비아를 2-0으로 꺾은 오만(1승1패)에 근소하게 앞서 불안한 선두를 유지했다. 런던 올림픽 본선 티켓은 조 1위에게만 주어진다.
홍명보호는 이날 경기 후 곧바로 귀국길에 올라 오는 27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사우디 아라비아와 최종예선 3차전에 나선다.
비록 아쉬운 무승부에 그쳤지만 백성동의 과감하고도 눈부신 활약은 새벽까지 잠 못 이루며 경기를 지켜본 축구팬들에게 기분좋은 선물이 됐다.
20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 출신 백성동은 홍명보호 승선 당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해외파들이 즐비한 가운데 몇 안되는 대학생 선수, 게다가 올림픽팀 최단신(171cm)의 작은 체구는 크게 눈길을 끌만한 요소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백성동은 지난달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올림픽팀 첫 골을 터뜨린 데 이어 울산 현대와 연습경기서도 결승골을 기록하며 서서히 존재감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비록 체격은 작지만 마치 탱크처럼 좁은 공간을 힘있게 파고드는 돌파력과 영리한 두뇌를 바탕으로 한 감각적인 움직임, 축구 센스 등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쑥쑥 커가고 있다.
급기야 홍명보 감독도 지동원, 김보경 등 해외파들이 대거 빠진 이번 첫 중동 원정서 백성동을 공격라인의 핵심으로 세우고 그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조합을 실험했다. 노림수는 적중했다.
비록 백성동은 이날 골은 터뜨리지 못했지만 김현성(대구)의 뒤를 받치는 처진 스트라이커 겸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전반 11분엔 첫 프리킥을 이끌어내는 재치있는 움직임을 보였고 전반 21분과 후반 26분 벼락같은 중거리슛으로 카타르 수비진을 아연실색케 만들었다.
수차례 위협적인 슈팅이 번번이 골대를 외면하며 골로 연결되진 못했지만 이날 백성동의 활약은 베스트11을 꾸리지 못한 채 공격 조합에 고민이 많은 홍명보 감독의 어깨에서 큰 짐을 내려놓게 할 만큼 충분했다.
과연 백성동이 카타르전 공격 시동을 27일 열릴 사우디 아라비아와 최종예선 3차전(오후 2시 서울월드컵 경기장)서 시원한 골로 마무리할 수 있을 지 축구팬들의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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