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낙관적 전망
[아시아경제 정호창 기자]효성이 지난 8월 이후 환율 급등으로 3분기에만 1500억원 규모의 외화관련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효성은 3분기중 적자로 전환하는 '어닝쇼크'를 발표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환율이 다시 떨어졌고, 업황도 개선될 전망이라며 '매수'를 추천하고 있다.
11일 효성은 지난 3분기 매출이 2조67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9%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33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기순손실도 109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회사 관계자는 "세계경기 부진에 따라 일부 사업부의 수익성이 하락한데다 대규모 파생상품손실과 외환손실이 발생해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효성은 지난 9월말 원·달러 환율이 1179원까지 치솟은 탓에 파생상품에서 745억원, 외환에서 744억원 등 총 1489억원의 외화관련 손실을 입었다. 여기에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의 긴축정책 등 글로벌 경기위축에 따라 각 사업부문의 수익성이 떨어진 것도 실적 악화를 부추겼다. 특히 지난해 3분기 30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중공업 부문이 올 3분기에는 678억원 적자로 전환한 것이 뼈아팠다.
효성의 이런 실적은 시장의 예상보다 크게 부진한 수준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외화관련 손실 등을 감안해 효성의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긴 했지만, 흑자 기조가 깨질 것으론 예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예상보다 나쁜 성적표에도 증권업계 반응은 나쁘지 않다. 효성 주가가 지난 8월 이후 많이 떨어져 실적 우려가 모두 선반영된데다, 손실의 대부분이 환율 변동에 따른 '평가손실'이라 최근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환율 추이를 볼 때 4분기에 대규모 이익으로 환입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기대감을 바탕으로 14일 오전 증시에서 효성은 1~2%의 오름세를 보이며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원·달러 환율이 1120원선으로 떨어진 상태고, 부진했던 중공업 부문이 성수기에 진입하므로 효성의 4분기 실적은 14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턴어라운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실적과 주가 모두 저점을 지났고, 효성의 현 주가가 여전히 절대 저평가 상태"라며 투자의견 '강력 매수', 목표가 10만원을 제시했다.
정호창 기자 ho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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