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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도시형생활주택에서 '맨해튼'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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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형 독신주택 등장

LH 도시형생활주택에서 '맨해튼'을 보다 LH는 맨해튼의 스튜디오(studio)형 주택을 참조해 국내 실정에 맞는 도시형생활주택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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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주택 디자인처 김진철 차장은 지난해 3월 이지송 사장의 특명을 받았다. 미국 뉴욕의 맨해튼에 있는 독신자용 주택을 조사하고 오라는 것이다. 1인가구가 늘어나는 국내 현실에 발맞춰 '한국형 독신주택'을 구상하기 위해서다. 김 차장을 비롯한 디자인처 직원 3명과 영업 직원 1명은 5박6일간의 일정으로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맨해튼의 아파트는 전철역에서 가까워 출퇴근시 차가 필요 없었다. 역에서 내려 200~300m만 걸어가면 타워형으로 지은 독신자 아파트가 나왔다. 빌트인 시설이 잘 돼있어 옷가지 몇벌만 챙기면 간단하게 이사할 수 있고 헬스장, 레스토랑, 작은 수영장이 딸린 고급 커뮤니티시설도 갖췄다.


미국에서 돌아온 이들은 맨해튼 아파트 분석 자료 등을 바탕으로 국내 실정에 맞는 1인용 주택의 평면설계에 착수해 6개월만에 결실을 맺었다. 미국 아파트보다 전용면적이 적고, 오븐 딸린 부엌과 건물내 레스토랑은 '3구 가스렌지'로, 수영장은 거주자용 '만남의 장소'로 바뀌긴 했지만 국내 실정에 딱 맞는 4종류의 '스튜디오 주택' 설계가 완성된 것이다.

이 설계안을 반영한 집들이 곧 선보인다. LH가 삼성동, 송파동, 석촌동 세 지역에 시범적으로 짓는 도시형 생활주택이 바로 그것이다. 삼성동 47가구, 송파동 24가구, 석촌동 22가구 등 총 93가구로 내년 3월에 공급예정이다.


1~2인 가구를 위한 오피스텔, 원룸 등이 인기를 끌며 LH가 짓는 도시형 생활주택에 관심이 뜨겁다. 공기업이 짓는 만큼 신뢰도가 높은데다 인근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를 매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임대업자에겐 낮아진 분양가만큼 수익률이 높아지고 입주자는 직장과 가까운 곳에 집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주택들은 임대, 분양뿐 아니라 장기 전세 등 입주자의 생활환경에 맞는 다양한 계약 형태로 공급된다.


LH는 시범사업 결과를 참조해 내년까지 송파 위례신도시, 하남 감북 보금자리지구를 비롯해 강남 세곡지구, 서초 우면지구, 서울 양원, 시흥 은계, 의왕 포일2지구 등에 총 1054가구의 도시형 생활주택을 공급한다. 강남 보금자리 지구에는 도시형 생활주택 96가구를 지을 수 있는 단지형다세대주택용지 7900㎡가 이미 건설계획까지 승인받았다.


미매각된 토지나 원래의 사업계획이 부진한 곳의 용도를 변경해 도시형생활주택을 짓는 방안도 마련된다. 현재 영등포구 여의도동과 노원구 하계동의 학교용지는 용도변경을, 고양 행신2지구와 의정부 녹양지구의 공동주택용지는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추진해 869가구를 지을 것을 검토중이다. LH 관계자는 "하계동 학교용지는 학교 건립사업이 앞으로도 실현될 가능성이 없어 용도변경을 검토하게 됐다"며 "지자체 협의를 거쳐야 하거나, 아직도 검토중인 곳이 있어 정확한 가구수나 착공시기는 공개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LH 도시형생활주택에서 '맨해튼'을 보다 LH가 공개한 스튜디오주택 평면도.


직주근접(職住近接)은 도시형 생활주택을 짓는 용지의 최우선 조건이다. 직장이 집과 가깝다는 사실은 도시형생활주택의 최고 장점이다. LH 도심형주택 사업추진단 관계자는 강남땅을 시범사업지로 선정한데 대해 "직장과 주거지의 거리가 가까운 곳에 집을 짓기 위해 LH 보유 토지 중 가장 성격이 일치하는 곳을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도 도심의 자투리 용지와 도시에 가까운 보금자리지구들에 주요 대상이 될 것"이라 설명했다.


시범사업으로 짓는 도시형생활주택은 전용면적 16~29㎡로 상당히 좁은 편이다. 그러나 스튜디오 주택 설계를 반영해 일부 수납공간을 제외하면 구분벽이 없어 탁트인 느낌이며 냉장고와 세탁기, 가스렌지 등이 빌트인 돼있어 편리하다.


실내외 디자인에도 공을 들였다. 앞서말한 스튜디오 주택 설계도 디자인 차별화의 연장선에 있다. 도심형주택 사업추진단의 김지만 과장은 "완성된 주택을 보면 다들 '이렇게도 디자인 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선도적 디자인은 LH뿐 아니라 민간업체가 시공하는 다세대주택, 원룸 등에도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LH의 도시형 생활 주택은 기반시설, 주변도로까지 계획해서 진행하기 때문에 민간업체가 짓는 동종의 주택보다 주위 환경이 탁월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의 양지영 팀장은 "LH가 짓는 도시형생활주택의 분양가는 인근 시세의 70~80%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저렴해진 분양가만큼 수익률이 높아질 것"이라 말했다. 양 팀장은 "그러나 도시형 생활주택이 워낙 좁기 때문에 실수요층인 직장인들은 좀더 큰 오피스텔을 선호한다"며 "공실률 증가 등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으니 주택 내부 설계나 입지 등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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