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오는 2035년에는 지금보다 에너지수요가 40%이상 증가하고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배럴당 120달러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9일 내놨다.
IEA는 이날 영국 런던에서 2035년까지의 세계 에너지시장을 예측, 분석한 '2011 세계 에너지 전망(WEO, World Energy Outlook)'발표했다고 지식경제부가 전했다.
IEA 전망에 따르면, 2035년 1차 에너지수요는 중국 등 비(非)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의 수요 급증으로 2009년 대비 40% 증가하고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의 비중은 2009년 81%에서 2035년 75%로 낮아지나 여전히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석탄(27.2%→24.2%), 석유(32.9%→27.4%)는 비중이 낮아지는 반면 천연가스(20.9%→23.2%), 원자력(5.8%→7.1%), 신재생에너지(0.8%→4.1%)는 상승한다.
석유는 신흥국의 자동차 보급 확대, 승객 및 화물수송 수요 증가로 수송용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요가 2035년까지 13.8% 증가한다. 일일 수요량은 2010년 8700만배럴에서 2035년 9900만배럴로 상승한다.
IEA는 이런 세계 석유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오일샌드(기름섞인 흙) 등 비(非)전통석유와 천연가스액(NGL) 등 기존 방식에 비해 값비싼 방식의 석유생산이 늘어나면서 석유공급비용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2035년 유가는 작년 전망치(배럴당 113달러)보다 상승한 배럴당 120달러로 예상되며 석유시장의 단기수급에 따라 가격변동도 지속될 전망이다.
천연가스는 발전용 가스수요 확대로 가스수요는 증가하나, 전세계 천연가스 부존량의 절반으로 추정되는 비전통가스의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세계적 수급 상황은 개선될 전망이다. 다만 IEA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원자력 대체연료로 천연가스 사용이 확대될 경우 온실가스 감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우려했다. 세계 1위의 천연가스 생산국인 러시아는 미래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러시아의 가스생산지가 동시베리아와 북극으로 이동하면서 중국 등 대(對)아시아 수출비중이 크게 증가하게 된다. 러시아의 대중국 가스수출비중은 2010년 2%에서 2035년에는 20%로 예상됐다.
전력수요는 경제성장과 인구증가로 급격히 증가해 2035년까지 매년 2.4%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문이 평균 증가율을 상회한 3.6%를 기록해 전력수요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며, 수송부문 전력수요는 그 비중은 작으나 철도수송 증대로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신재생에너지는 2035년 발전량의 1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풍력, 바이오매스, 태양광이 신재생발전의 약 90%를 차지하게 된다. 이는 총 1800억달러에 이르는 각국의 신재생보조금에 따른 것으로 IEA는 보조금 단가가 감소하더라도 전망기간동안 신재생에 대한 지속적 보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IEA는 송전망 총투자비용의 10%를 신재생에너지원과 기존 전력망을 통합하는 설비에 투자할 것을 제안했다.
원자력의 경우 2035년 총 발전용량은 독일, 스위스가 노후 원전 폐쇄와 신규 건설 자제 등의 원전정책을 바꾸면서 작년 전망치(646GW)보다 16GW낮은 630GW로 예측됐다. IEA는 일본 후쿠시마 사고 후 불확실성이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중국, 인도, 러시아 등의 원자력발전이 증가해 현재 발전량 수준(총발전량 중 13%)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IEA는 이번 보고서에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전세계 원자력발전용량이 대폭 줄어들 경우를 가정해 그 파급효과를 추가로 분석했다. OECD 국가들이 신규 원전을 건설하지 않고 비OECD국가가 기존 계획의 절반만 신규 건설하는 저(低)원자력시나리오(Low Nuclear Case)에 따르면 발전 2035년 원자력 발전용량은 기존 630GW에서 335GW로 감소한다.
이 경우, 원자력 발전의 대체연료인 석탄과 가스 수요는 기존 전망과 비교하여 각각 5%p와 3%p, 가격은 2%p와 4%p씩 증가하며, 온실가스 배출량은 2.6%p 증가한다. IEA는 "원자력 축소가 에너지안보에 대한 우려 증대, 기후변화 대응 비용 증가를 의미하며, 원자력의존도가 높은 국가와 개도국이 전력수요를 충당하는 데에 어려움을 초래할 것"으로 분석했다.
2010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 대비 5.3%로 증가해 사상최고 수준을 기록하였으며, 2035년 배출량은 364억t으로 전망됐다. IEA는 발전소 등 기존 시스템은 온실가스배출 구조로 고착화되어, 2017년까지 추가적인 행동이 없다면 코펜하겐에서 합의한 '지구온도 2도이내 상승(2035년 온실가스 배출허용량 216억t)'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지경부는 IEA 보고서에 대해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에너지수요 증가는 에너지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이 더욱 더 치열해짐을 함축한 것"이라면서 "중장기에도 유가가 높은 수준에서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고유가에 대비한 보다 장기적인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경부는 아울러 "원자력정책은 석탄, 가스 등 대체 발전연료의 수급과 가격, 온실가스 배출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국가 에너지안보와 기후변화 대응 측면에서 다각적이고 폭넓게 그리고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함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지경부는 IEA 수석이코노미스트이자 WEO 총괄책임자인 페이스 비롤(Birol) 박사를 초청한 발표회를 가질 예정이다. IEA는 매년 WEO 발표후 전세계를 순회해 WEO 발표행사를 개최하며,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초에 개최할 예정이다. IEA는 이번 WEO 2011 요약본을 10개 국어(한국어 포함)로 번역하여 IEA 홈페이지(www.iea.org)에서 제공하고 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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