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렉서스, 美서 후진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일본 고급차 브랜드의 대명사인 도요타의 ‘렉서스’가 미국 시장 1위를 내줄 것으로 보인다고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도요타 렉서스의 칼 슐리히트 글로벌마케팅책임자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전세계 고급대형차 판매대수가 지난해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이며, 렉서스는 오랫동안 지켜온 미국 시장 1위 수성에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부진의 원인으로 3.11 일본 대지진에 이어 8월부터 계속되고 있는 태국 홍수 사태 등 천재지변에 따른 생산 차질과 함께, 달러 대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절상된 엔화 가치, 그리고 고급차 시장에서의 경쟁 격화를 들었다.
지난달 렉서스의 미국 사업부 판매대수는 전년대비 14% 줄어든 1만8092대를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10월31일까지 집계된 총 판매대수는 15만3739대로 전년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반면 독일 BMW는 같은 기간 24만6888대를 판매해 1위 자리를 사실상 예약했다.
일본인이 아닌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렉서스를 이끌고 있는 슐리히트는 “타 업체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솔직히 말해 단지 그것만이 렉서스가 1위를 빼앗긴 이유는 아니다”라면서 “일본 대지진과 태국 홍수로 인한 생산량 감소가 상당한 타격이었다”고 말했다.
엔화가치가 계속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슐리히트는 “렉서스의 생산을 일본에서 미국 시장으로 이전할 계획은 아직 없으나,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거나 엔고가 더 심화될 경우 도요타의 경영진은 생산기지 이전도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RX 크로스오버 SUV를 제외한 렉서스의 모든 차종은 일본에서 생산되고 있다.
슐리히트는 “비록 올해 미국 시장 1위를 지키지는 못했지만, 중형 세단 뉴GS시리즈 등 새로운 모델을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부담을 털고 더욱 새로운 차세대 차종 라인업으로 새로운 소비자층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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