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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다니는 여자가 짱?" 그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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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男正女非' 최악…우리 사회의 女權 무풍지대

비정규직 80%가 여성…취업추천 "남학생 해달라"
국민·우리·신한·하나銀, 여성 부행장 단 한명도 없어


"은행 다니는 여자가 짱?" 그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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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은행권이 직원 채용 및 승진에서 여성을 교묘한 방법으로 차별하고 있다. 예컨대 비정규직인 창구직원(텔러) 10명 중 8명은 여성인 반면 정규직은 열 자리 가운데 네 자리만 여성 몫이다. 그나마 하위직급에 몰려 있다. 어느 정도 올라가면 이런저런 이유로 은행을 떠나고 있어 여성 간부 고위직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외환·SC제일·한국씨티·부산·대구·경남·광주·전북·제주 등 14개 은행의 정규직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 6월 말 현재 40.2%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텔러 등 계약직원 중 여성 비율은 82.6%로 월등히 높았다.

텔러 비중이 높다보니 올 상반기 1인당 평균 급여도 여성이 1926만원으로 남성(3612만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여성의 근속연수가 남성보다 많게는 절반 가량 짧은 것도 급여차의 주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은행들은 표면적으로는 정규직 및 텔러 채용에 남녀 구분을 두지 않는다. 통상 텔러의 경우 남성보다 여성의 지원이 많다. 하지만 정규직에도 여성 지원자가 대거 몰리는 걸 감안하면 여성 채용률은 아주 낮은 편이다. 은근히 여성보다 남성 정규직원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일부 은행은 대학에서 취업추천을 받을 때 "남학생 위주로 해달라"고 내놓고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군필자 선호도 높다.


시중은행 인사담당자는 "직원 채용에 공식적으로 남녀 구별은 없다"면서도 "여성은 결혼 후 퇴사하는 경우가 많고 책임감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강해 단순 업무만 하는 텔러 위주로 뽑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직장생활을 해보면 군대를 다녀온 것과 안 다녀온 것은 큰 차이가 있다"며 "군필 선호 경향도 여성 취업에는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990년대 이전만 해도 은행의 남녀차별은 관행이었다. 여행원과 남행원을 구분해 업무 배치 및 승진·보수 등에서 노골적으로 차별을 했다.


이에 대해 노동부가 1991년 7월 '남녀고용평등법'에 위배된다며 채용규정을 개선토록 지시하면서 여행원 제도가 폐지됐다. 그러나 실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나은행의 경우 2005년 서울지방노동청으로부터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직군별로 '종합직·일반직·창구직'을 나눠 임금·승진 체계를 달리하는 인사제도가 위법이라는 판단이었다. 2006년 무혐의 처분을 받기는 했지만 하나은행은 이를 계기로 '가계·기업금융'으로 직군 형태를 바꿨다. 이후에도 은행권 전반에서 창구직에 대한 차별 논란은 꾸준히 제기됐다.


"은행 다니는 여자가 짱?" 그 '불편한' 진실

흔히 말하는 '유리천장'도 여전하다. 국민·우리·신한·하나 등 4대 시중은행에는 여성 부행장 및 부행장보가 단 한 명도 없다. 임원 직전 단계인 본부장이 국민·우리·신한은행 각각 두명, 하나은행 한명이 있을 뿐이다. 이처럼 은행의 여성 임원이 드문 건 과거 대졸 여성의 입행이 적었던 데다 1998년 외환위기 구조조정 과정에서 여성이 대거 밀려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은행들이 여성의 승진에 인색한 탓이 크다. 실제로 전략기획 등 핵심 부문에서 근무하는 여성은 대부분 하위직뿐인 경우가 많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산업·경영연구실장은 "텔러의 경우 남성 지원자가 많지 않아 여성 비중이 높은 측면이 있다"며 "다만 임원이나 부서장 등 고위직에서 아직까지 여성 비중이 적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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