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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불안 지속..伊국채금리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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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물 6.10% 사상최고치 근접..5년물 사상최고치 돌파

-유럽 "伊 국채금리, 급한 불부터 끄자"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정상들이 지난주 재정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합의안을 마련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이는 유로존 정상회의 결과 발표 후 되레 치솟은 이탈리아 국채 금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유럽 정상들이 마련한 합의안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 보도했다.

유로존 정상회의 결과 발표 후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는 오히려 0.3%포인트나 치솟아 8월 초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6%를 넘어섰다. FT는 유로존 정상들의 합의 효과가 시장에서 단명으로 끝났다고 지적하고 유로존 정상들이 재정위기 해법에 관한 합의안을 마련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도 이탈리아 금리가 치솟는 것은 좋지 못한 전조라고 풀이했다.


자크 크라우츠버거 블랙록 유로 채권 부문 대표는 "지켜봐야 할 오직 한 가지가 있다면 바로 이탈리아 국채 금리"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6.10%(종가)로 전주보다 0.07%포인트 올랐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는 종가 기준으로 8월4일의 6.2%, 장중 기준으로는 8월5일의 6.4%가 사상 최고치다. 이날 이탈리아 5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5.99%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종가도 사상 최고치인 5.88%를 기록했다.


시장관계자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이탈리아 국채를 매입하지 않았다면 10년물 금리가 이미 생각하기 힘든 수준인 6.5%를 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8월5일 이후 ECB가 약 700억유로의 이탈리아 국채를 매입한 것으로 추산했다. 8월 초 이후 ECB의 유로존 국채 매입 규모가 1000억유로임을 감안하면 거의 대부분을 이탈리아에 투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것은 결국 지난주 유로존 정상회의 합의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탈리아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키지는 못 했다는 반증이다. 이탈리아는 유로존 정상회의 직후였던 지난달 28일 2014년 만기 국채 입찰을 실시했는데 낙찰 금리가 9월29일 입찰 때의 4.68%보다 급등한 4.93%로 결정됐다.


이탈리아는 내년에 3000억유로에 가까운 국채 만기를 맞이한다. 가파른 국채 금리 상승은 차환 부담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가 유럽 재정위기의 다음 희생자가 돼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라는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대에 누가 참여할 것인지, ECB는 계속해서 유로존을 지원할 것인지 등 유로존 정상회의 합의안의 실행 계획이 마련되지 않은 것도 시장의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이유다. 크라우츠버거는 "지난주 유로존 정상회의 성명에서 빠진 한 가지는 ECB가 계속 국채를 매입할 것이라는 설명"이라며 ECB가 유로존 국채 매입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BS의 바크 까이유 유럽 경제 부문 대표는 "이탈리아에 대한 걱정이 계속되는 한 모든 길은 ECB로 통한다"면서 "이탈리아 금리를 낮추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ECB가 계속 이탈리아 국채를 매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국채 금리 상승을 감안하면 ECB가 더 많은 이탈리아 국채를 사야 한다고 시장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새로 취임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장 클로드 트리셰 전 총재보다 더 많은 유로존 국채를 매입해야 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며, RBS 등 일부 은행들은 ECB가 이탈리아 국채 7000억유로에 투자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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