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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박원순에 일독 권유했던 '편지'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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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박원순에 일독 권유했던 '편지'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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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안철수 서울대 핵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24일 안국동 희망캠프에서 박원순 무소속 후보를 만나 던진 첫 마디는 "선거 치르시느라고 고생 많이 하셨다"였다. 안 원장이 비공개 면담 직전에 보낸 응원의 편지(편지 원문보기)에는 '박원순'이란 이름은 없었다.


앞서 두 사람은 지난 21일 비공개로 회동을 가졌었다. 선거 과정에서 검증이라는 이유로 혹독한 '여의도식 정치'에 한 차례 곤욕을 치른 박 후보를 위로하는 자리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박 후보가 네거티브에 시달리는 것을 지켜보면서 남의 일로만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는 분석이 나왔다.


안 원장은 박 후보에게 "멀리서나마 계속 성원하고 있었다"면서 "오늘 응원 드리러 왔다"고 희망캠프를 방문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름대로 고민해서 썼던 응원의 메시지가 있는데 한 번 읽어보시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편지에는 정작 박 후보 어떻게 지원하겠다는 표현이나 직접적으로 박 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문구는 없었다. 그의 편지의 절반 이상은 미국 흑인 여성 로자 파크스에 대한 이야기로 채웠다.


1955년 비좁은 버스에 백인이 오르자 버스 기사는 이 여성에게 자리를 양보할 것을 요구했고, 이를 거부한 여성은 재판에 넘겨진 것. 이는 미국 흑인 인권운동의 전환점이 됐다는 것이다.


흑인에게 참정권이 주어진 것은 1870년이지만, 이 처럼 흑인이 백인과 버스를 함께 타는 데는 85년이 더 지난 뒤였다는 내용이다. 안 원장은 이 흑인 여성의 행동을 '변화를 이끌어낸 힘'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변화의 출발점에 서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선거만은 이념과 정파의 벽을 넘어 누가 대립이 아닌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또 누가 '과거가 아닌 미래를 말하고 있는지'를 묻는 선거여야 한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55년 전의 흑인여성 로자 파크스처럼 우리가 '그날의 의미를 바꿔놓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면서 "선거 참여야 말로 시민이 주인이 되는 길, 원칙이 편법과 특권을 이기는 길, 상식이 비상식을 이기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현직 국립대학 교수의 신분으로 법률적인 문제는 없지만 직접 지원유세에는 부담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박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는 직접적인 표현보다 보다 많은 유권자들이 참여하는 것이 오히려 자신의 바람과 다르지 않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 후보 측의 우상호 대변인은 "안 원장의 편지는 사실상 서울시민들에게 보내는 글로 보인다"면서 "박 후보를 지지하러 온 것은 이미 알고 있으니까 투표에 동참해 달라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편지글을 보면 박 후보를 도와주면서도 자신이 행보가 정치적으로 읽힐 수 있는 내용은 절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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