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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눈돌린 강만수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8초

産銀, 자금 엔화채권으로 확보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미국ㆍ유럽의 금융시장 불안으로 달러를 빌리기가 어려워진 금융회사들이 앞다퉈 엔화자금에 눈을 돌리고 있다.


달러를 빌리려면 과도한 프리미엄을 물어야 하는 만큼, 가격경쟁력이 있는 일본 시장에서 엔화로 외화를 조달하겠다는 전략이다.

산업은행(산은)은 이달 중 500억엔(약 6억5000만달러) 규모의 사무라이 본드(엔화표시 채권) 발행에 나설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이미 20억달러 규모의 외화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지만, 향후 경제불안이 장기화될 것을 대비해 추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도 4일 여의도 산은 본관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연내 30억달러의 추가 외화유동성을 마련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기관들의 엔화채권 발행은 최근 들어 부쩍 늘었다. 지난 6월 수출입은행이 800억엔어치를 발행한 데 이어 지난 8월 하나은행이 300억엔어치를, 지난달 15일 정책금융공사가 최초로 300억엔어치 사무라이본드 공모 발행을 마쳤다.

이처럼 금융회사들이 사무라이 채권으로 몰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각 금융기관들이 이미 충분한 유동성을 마련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달러를 조달하기보다는, 작은 프리미엄을 주고서도 발행할 수 있는 엔화를 선호한다는 것. 한 금융권 관계자는 "5년 만기 달러채를 발행한다고 하면 현 수준에서는 라이보(LIBOR)+300bp(3.0%) 이상의 금리를 주어야만 가능하다"며 "엔으로 채권을 발행하면 그보다는 더 싸게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인식"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 유럽 등에 편중된 외화조달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경향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지난 6월말까지만 해도 국내 은행 외화차입금의 36%가 유럽계 자금, 28%가 미국계 자금일 정도로 미국ㆍ유럽 의존도가 높았지만, 은행들이 차입선을 다변화하며 이들의 비중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금융기관들이 너나할 것 없이 사무라이 본드 발행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틈새 엔화시장을 노리는 금융기관도 있다.


수출입은행은 일본인 부자들의 엔화를 자금조달에 활용하는 '우리다시(賣り出し) 본드'를 지난 1월부터 발행해 왔다. 우리다시 본드는 일본 이외 지역에서 발행한 채권을 주간사가 인수, 일본 국내 개인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 채권이다.


수은 관계자는 "한국계 은행들이 사무라이본드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보니 기관이 아닌 개인투자자들에게 눈을 돌리게 됐다"며 "일본시장이 고금리 채권에 대한 수요가 많고, 개인투자자들의 유동성도 좋아 자금조달에 적격이다"라고 말했다. 수은은 올 연말까지 우리다시 본드로만 총 10억달러의 외화유동성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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