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추석 연후 이후 첫 거래일인 14일 코스피가 1790선을 전후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연휴 동안 코스피 시장은 '태풍'을 피해갔다. 국내 증시가 휴장하는 동안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 프랑스 3대 은행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우려 등 '유로존 리스크'는 글로벌 주요 증시를 부진에 빠뜨렸다. 최근 2거래일 동안 이탈리아 증시는 8.63% 급락했고 독일(-6.21%), 영국(-3.94%), 프랑스(-7.48%), 그리스(-4.43%) 주식시장 역시 하락을 면치 못했다. 뉴욕증시 역시 1~2% 내렸다.
국내 증시 투자심리 역시 이에 따른 경계감을 풀지 않고 있는 모습이나 직격탄을 피해간 덕에 하락 압력은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이다. 연휴 후반 중국의 국부펀드가 이탈리아 채권 매각과 기업투자 등에 나설 수도 있다는 소식이 들린 점도 추가 하락을 제어하는 데 한 몫하고 있다.
오전 10시40분 현재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23.30포인트(1.29%) 내린 1789.63을 기록 중이다.
이날 코스피는 1804.09로 하락 출발한 후 장 초반 낙폭을 키워 1783선까지 내리기도 했다. 이후 개인을 중심으로 한 '사자'세를 등에 업고 1807선까지 회복했던 지수는 외국인의 만만치 않은 매도세에 현재 1790선을 전후로 공방 중이다.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증시는 1% 미만의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개인이 '사자'폭을 확대한 가운데 기관 역시 매수 우위로 돌아섰으나 외국인이 장 초반에 비해 '팔자'폭을 확대하면서 대치중이다. 프로그램으로도 1000억원 이상의 매도 물량이 나오고 있다.
현재 개인은 1574억원, 기관은 51억원 매수 우위. 외국인은 7거래일째 '팔자'세를 이어가며 1533억원어치를 팔고 있다. 프로그램은 차익 512억원, 비차익 682억원 순매도로 총 1194억원어치를 팔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유로존의 움직임을 눈여겨 보는 가운데 코스피에도 신중한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당장 이번 주로 예정돼 있는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담에서 안정기금 3차 증액이나 유로본드 발행에 대한 논의가 진일보하는지를 봐야 한다"며 " 사태의 악화는 관련국 간의 합의 및 정책 집행을 종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은 이견과 갈등을 합의와 양보로 바꿔놓는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주요 업종들 가운데서는 은행(-3.33%)을 비롯해 운송장비(-2.18%), 비금속 광물(-2.49%) 등의 낙폭이 큰 편이다. 화학, 철강금속, 전기전자, 기계, 전기가스업, 운수창고, 통신업, 금융업, 증권 등도 1% 이상 내리고 있다. 매도 폭을 확대하고 있는 외국인은 화학(381억원), 운송장비(535억원), 금융업(248억원) 등을 중심으로 팔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주들 역시 대부분 하락세. 삼성전자(-1.67%)를 비롯해 현대차(-1.77%), 포스코(-2.04%), 현대모비스(-2.16%), 기아차(-1.90%), 현대중공업(-2.96%), LG화학(-3.61%), 신한지주(-2.05%), 삼성생명(-0.68%) 등이 내림세다. 반면 SK이노베이션(0.93%)과 S-Oil(0.89%) 등 정유주들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하이닉스는 경쟁사들의 D램 감산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3.52% 상승세다.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는 3종목 상한가를 비롯해 199종목만이 오르고 있고 2종목 하한가를 포함해 598종목이 내리고 있다. 55종목은 보합.
코스닥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현재는 전거래일보다 1.36포인트(0.29%) 내린 469.58을 기록 중이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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