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소재 내열-강화유리 성능시험 발표 앞두고
-락앤락, 포럼 개최 선공…글라스락 "물타기 하나"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락앤락이 삼광유리(글라스락)를 향해 마지막 포문을 열어 젖혔다. 4년째 이어온 유리전쟁의 결말이 곧 나올 상황에서다. 삼광유리는 "물타기에 나선다"며 역공을 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밀폐용기 업체 락앤락은 11일 오전 서울 조선호텔에서 강화유리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포럼은 락앤락과 삼광유리가 각각 유리 밀폐용기의 소재로 사용하는 내열유리와 강화유리에 대한 기술표준원의 성능실험 결과 발표를 앞둔 미묘한 시점에 열린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내열유리로 유리 밀폐용기를 생산하는 락앤락이 강화유리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하는 것은 강화유리를 이용해 유리 밀폐용기를 생산하는 삼광유리를 공격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이날 락앤락은 강화유리 사용에 따른 문제점 및 피해사례, 유리소재별 차이점 등을 집중적으로 밝힌다는 입장이다. 독일 소재 유리 전문가와 주방생활용품진흥협회도 각각 한 세션을 맡아 발표한다. 주방생활용품진흥협회는 2007년 창립부터 올 초까지 김준일 락앤락 회장이 협회장을 맡은 곳이다.
락앤락 관계자는 "최근 유리 소재에 관해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 오가는 등 논란이 많아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며 "전문가를 불러 객관적이고 공식적인 우리 입장을 밝히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광유리는 락앤락이 기표원 결과 발표를 앞두고 물타기에 나서고 있다며 포럼의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기표원의 결과가 불리하게 나올 것으로 예상되자 미리 선수를 친다는 것이다.
기술표준원이 내열유리제식기(L2424) 규정에 '강화처리해 내열성을 부여한 유리' 문구를 추가하며 글라스락도 '내열유리' 표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자 락앤락이 소비자의 혼동을 내세워 반발했고, 양 업체간 다툼이 법적 공방으로 번지자 기표원은 올 초 예정됐던 개정안 발표를 연기했다. 대신 기표원은 양 소재별 유리식기의 성능 실험을 진행했고 곧 발표를 앞두고 있다.
삼광유리 관계자는 "어떤 루트를 통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기표원 검증 결과가 유리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락앤락 측은 "실험 결과는 공식적으로 들은 바가 없어 알 수가 없다. 오히려 삼광 측은 어떻게 아는지 모르겠지만 결과를 아는 것 같더라"고 반박했다.
두 업체가 기표원 실험 결과에 예민한 건 향후 이뤄질 L2424 규정 개정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락앤락 관계자는 "애초에 중요한 실험 절차가 빠져 결과가 삼광유리에 유리하게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이번 실험은 단지 강화유리의 안전성에 관한 것인 만큼 개정안과 연결짓는 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삼광유리 관계자는 "검증을 위한 실험 절차는 두 업체의 동의 아래 시작한 것이다. 의도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지금 와서 과정을 문제삼는 건 너무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상대 업체가 기표원 결과를 은연 중에 흘린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포석을 깔아둔다는 것이다. 양 업체는 부인하고 있다. 삼광유리 측은 "그런 주장은 억지고 잘못된 이야기다. 우리가 오해받고 있다"고 말했다. 락앤락 측은 "절대 그런 적 없다.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에서 오해받긴 싫다"고 밝혔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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