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결정에 화가 난 것은 미국인 뿐 만이 아니다. 중국인들도 대단히 화가 나 있다.
중국인들이 미국에 돈을 하염없이 빌려준 중국 정부를 비난하며 정부의 외환보유고 관리 능력에 책임을 묻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 보도했다.
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있었던 지난 주말 중국 인터넷 사이트들에는 정부의 외환보유고 관리 능력을 비난하는 글들이 쇄도했다. 네티즌들은 그 동안 외환보유고 관리 문제에 별로 관심을 안보였었지만 이번 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을 계기로 정부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한 네티즌은 마이크로 블로그인 시나 웨이보에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된 일에 왜 우리가 희생자가 되야 하느냐"라고 하소연했다. 중국이 외환보유고 3조2000억달러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미국 국채에 투자한 것이 과연 중국의 이익을 생각한 결정이었냐는 질타성 글들도 줄을 이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중국의 전략적 결정자들이 돼지 같다"고 비하하며 "사람들의 돈을 외국인들에게 빌려줄 바에야 차라리 스스로 사용하는 것이 나을 뻔 했다"고 글을 썼다. "중국인들은 매우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생활이 넉넉한 것은 아니다"라며 "중국 정부가 중국인들의 허리띠를 죄며 미국에 돈을 빌려줬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NYT는 중국 네티즌들의 이러한 반응들이 중국 정부의 통화정책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서 라기 보다는 그동안 미국에게 억눌린 자존심을 푸는 '한풀이'적 성격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인들의 좌절감은 주식시장 폭락으로 더 커지고 있다. 중국 주식시장은 연일 폭락해 지난해 11월 이후 20% 넘게 빠졌다.
중국인들은 유럽 부채 문제로 불안한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국 신용등급 문제까지 겹치면서 행여나 중국의 글로벌 수출 수요가 줄까봐 우려하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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