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기 위해 또 한번의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들까. 아니면 미국 신용등급 강등, 유럽 부채 문제 등으로 글로벌 경제 성장이 둔화될 우려가 큰 상황에서 '구원투수'를 자청하며 긴축을 완화하는 정책을 펼까.
중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6월 보다 더 높게 나오면서 올해 3차례 기준금리 인상과 6번의 은행 지급준비율 상향 조정을 단행한 중국 정부가 3분기(7~9월) 안에 추가 긴축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문제로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는 것을 감안해 금리인상 시기를 다소 늦출 가능성은 있지만 물가잡기가 중국 지도부의 최대 현안인 만큼 추가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中 7월 CPI 상승률 6.5%=중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6.5%를 기록했다고 9일 국가통계국이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전망치와 6월 기록인 6.4% 보다 높게 나왔다. 2008년 이후 3년만에 가장 높은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CPI 상승률 목표치를 4%로 정해놓고 있지만 지수는 올해 1~2월 4%대에서 3~5월 5%대, 6~7월 6%대로 계속 오르고 있다.
7월 CPI 항목별로는 식품물가가 14.8% 올랐고 비식품물가가 2.9%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도시 물가가 6.2% 올랐고 농촌지역 물가가 7.1% 상승했다.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도 고공행진중이다. 7월 PPI 상승률은 7.5%를 기록했다. 6월 기록인 7.1%를 웃돌았다.
◆"긴축 완화하기엔 시기가 이르다"=로이터통신은 9일 중국의 7월 CPI 상승률 발표 직후 세계 경제 성장률을 끌어 내릴 수 있는 중국 경제를 다치지 않게 하면서도 물가상승 압력을 낮춰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 경제가 '경착륙'이 아닌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완만한 속도로 성장 둔화 그림을 그리고 있는 만큼 3분기 안에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맥쿼리증권 홍콩 지사의 폴 카비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기 때문에 긴축정책을 완화하기에는 시기가 이르다"고 말했다.
루정웨이 싱예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중국 정부가 CPI 상승률을 5% 밑으로 낮추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여러 가지 상황을 감안할 때 추가 금리 인상의 적기는 8월”이라고 말했다.
중국 궈타이쥔안 증권의 리쉰레이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은행권 지준율이 21.5%로 이미 너무 높은 수준으로 올라와 있기 때문에 네 번째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소시에테 제너럴의 야오웨이 이코노미스트는 "7월 CPI 상승률은 금리 인상 결정을 부추길 경제지표"라며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에 결정이 다소 늦춰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물론 중국이 계속 금리를 올릴 경우 이에 따른 만만찮은 부작용을 해결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된다. 중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를 이용한 단기투기자금 '핫머니' 유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미국 내에서 3차 양적완화 카드를 내놓을 시기가 됐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미국에서 만들어진 유동성이 중국으로 들어오는 것에 대한 중국의 고민이 깊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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