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최근 증시는 올여름 장마같다. 그치나 하면 또 내려 투자자들의 애를 태운다. 5거래일 만에 코스피에서 302포인트가 날아갔다. 전날에는 장 중 143포인트 폭락을 기록하며 1800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글로벌 주요 증시 역시 1주일 사이 10% 이상 급락했다. 이제는 정말 그치겠지 하는 기대에도 확신이 없다. 지난 밤 유럽 및 뉴욕 증시는 다시 한 번 폭락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 하향 이후 처음 열린 장이었던데다 S&P가 미국 국책 모기지업체 및 금융 공기업들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는 '후속조치'를 취하며 하락은 급물살을 탔다.
최근 증시 폭락은 군중심리에 기반해 움직인다는 점이 무섭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주말께부터 '이제는 사야할 때'라고 입을 모았지만 '과매도 구간'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 투자자들마저 속속 발을 뺐다. 전날 폭락의 도화선이었던 미국의 신용등급 하향 이슈 역시 이미 예상됐던 일이지만 투자자들의 믿음은 예전 같지 않았다.
S&P의 후속작업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을 더욱 민감하게 만들고 있다. 이는 유럽의 AAA 등급 강등까지 연쇄적으로 불러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결국 단기적으로 가장 주목해야 할 이슈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유럽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가 안정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중제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를 매입을 시작했지만 신용강등이 확산될 경우 AAA 등급인 유럽 국가와 유럽의 금융기업들이 받을 충격에 대해 시장은 우려하고 있다"며 "프랑스 소시에테 제네랄(SocGen)과 이탈리아 유니크레티드(UniCredit)의 CDS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등급하향과 유럽 재정위기가 맞물린 국면이 단기적으로 안정되기 위해서는 이 두 기업의 CDS가 하락세를 보여야 한다는 것. 과매도에 베팅하는 단기적 전략 역시 두 기업의 CDS 움직임에 따라 대응할 필요가 있는 평가다.
주요국들의 경기 부양 의지에 대한 확인 역시 강조됐다. 홍순표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ECB가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그리스와 함께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채권 매입 방침을 밝히고 있는 만큼 유럽 재정위기 확산 우려를 낮추는 안정판을 마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번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방준비위원회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FOMC회의를 통해 연준은 경기 부양정책과 관련한 내부 입장 조율에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는 26일로 예정된 잭슨홀 연례 심포지엄에서는 3차 양적완화를 비롯한 연준의 경기 친화적 통화정책의 가시화와 주요국과의 공조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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