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뮤지컬 <모비딕>│바다의 노래를 들어라

시계아이콘01분 32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뮤지컬 <모비딕>│바다의 노래를 들어라
AD


탁 트인 수평선과 모든 것을 받아줄 것만 같이 너른 품의 백사장, 적당한 박자로 밀려오는 파도소리와 깊고 푸른 물. 무언가에 지친 이들은 바다에 간다. 이스마엘(신지호)도 자동차 경적소리와 긴박한 엠블런스 사이렌, 두서도 없이 귀를 때리는 도시의 소음을 피해 바다에 갔다. 지쳤고 외로웠고, 그래서 위로가 필요했다. 바다는 그런 이스마엘에게 친구를, 즐거움을, 위로를, 그리고 슬픔을 줬다. 이스마엘은 담배와 함께 “머릿속을 나눠주는” 작살잡이 퀴퀘그(KoN)를 만나 고래잡이 배 피쿼드호에 승선한다. 그리고 그는 그 작은 배에서 편견이 없고 모든 일에 감사할 줄 아는 친구와 우정을 나누고, 항해사의 고향과 가족을 향한 그리움을 느끼고, 상처 입은 선장의 분노를 겪으며 감정의 지층을 하나씩 쌓아올려간다.
<#10_LINE#>

뮤지컬 <모비딕>│바다의 노래를 들어라

대자연이 어루만져주는 위로의 손길


뮤지컬 <모비딕>│바다의 노래를 들어라

뮤지컬 <모비딕>은 다양한 방향으로 이야기할 구석이 많은 작품이다. 역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액터-뮤지션이라는 생소한 장르가 주는 신선함이다. 연기와 노래, 안무와 연주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역할을 소화해내는 뮤지션이자 배우들의 2시간은 쉴 새 없이 관객의 눈과 귀를 잡아끈다. 이스마엘과 퀴퀘그가 친해지는 계기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잼으로 표현된다. 바이올린의 활은 퀴퀘그의 작살이 되고 첼로의 핀은 고래뼈가 되어 선장 에이헙(황건)의 다리를 감싼다. 침대가 삐걱이는 소리, 경적소리와 같은 효과음들은 각각 별개의 음악이 되어 연주로 공간감을 부여하고, 100석짜리 작은 공연장은 육중한 더블베이스의 음색에 현을 퉁기는 소리까지 전하며 흰 고래 모비딕이 주는 공포와 두려움을 생생하게 살려낸다. 특히 <모비딕>은 공연창작자 지원프로그램인 ‘CJ 크리에이티브 마인드’에 선정된 이후 지난 1년간 2차례의 공개워크숍과 트라이아웃 공연을 통해 작품을 완성시켜나갔다. 국내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제작과정을 통해 창작뮤지컬이 가야할 길을 제시해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작품이 연일 매진사례를 이어갈 수 있는 것은 오히려 스토리에 있다. 형체를 좀체 알 수 없는, 환상인지 실제인지 모를 ‘모비딕’을 통해 <모비딕>은 사라져버리고 있는 가치를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자존심과 한계를 향한 무모함을,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강요가 아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방식을, 그리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 도전을. 망망대해에서 의지할 이라고는 단 여섯 명뿐인 이 작은 배 한척은 그렇게 우리가 살아가는 작은 사회를 재현해내고, 공포와 두려움은 결국 서로가 서로를 믿고 같이 이겨나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모든 도전이 실패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의 모든 추억을 바다에 묻는다”라 얘기할 수 있는 열정까지 놓치지 않는다. 사실 배우들의 연기는 미숙하다. 에이헙 선장역의 황건을 제외하고는 전문적인 연기를 배워본 적이 없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미숙함이 주는 계산되지 않은 진짜가 피쿼드호 갑판에 있다. 벌게진 콧등과 친구를 잃은 슬픔에 뒤집어져버린 목소리, 그 순간 무대 위에는 진짜 이스마엘뿐이다. ‘동화된다’는 단어의 뜻이 온 몸으로 와 닿을 <모비딕>은 8월 20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계속된다.


사진제공. 두산아트센터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장경진 thr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606:40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606:30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406:30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306:30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206:40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2309:51
    박원석 "대통령이 지방선거 판 중심에 떠오르고 있다"
    박원석 "대통령이 지방선거 판 중심에 떠오르고 있다"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12월 19일) 소종섭 :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수사'가 빠르게 진행됩니다. 한학자 총재의 전 비서실장도 조사했고, 전재수 전 장관도 소환 조사했습니다. 전체적인 수사 흐름, 또 향후의 전개 상황 어떻게 봅니까? 박원석 : 일단 공소시효 논란도 좀 의식하는 것 같고 일각에서

  • 25.12.1810:59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정부 부처 업무 보고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은 국방부 보훈부 방사청 등의 업무 보고가 진행된다. 업무 보고가 생중계되는 것에 대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 보고가 이루어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참모들과 대통령과 같이 일했던 이들이 말하는 '이재명 업무 스타일'은 어떤 것인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