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신고 적발시 블랙리스트에 올라···보험인수 거절 당할 수도
[아시아경제 조영신 기자]#사례1 : 지난 1일 오전 국내 한 대형 A손해보험사 콜센터로 긴급출동서비스 요청이 들어왔다.
다급한 목소리로 "차가 꼼짝달싹 못하고 있다"며 견인과 함께 차량 수리를 요청하는 전화였다.
연락을 받은 A손보사 보상팀 직원은 곧바로 출동, 이 수입자동차를 정비업체에 입고했다.
이 직원은 돌아오는 길에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산사태가 난 지역을 지나다 떨어진 돌과 충돌했다는 운전자의 말과 차량의 파손 부위가 서로 맞지 않았기 때문.
보상직원은 애프터서비스(A/S) 이력 조회를 통해 한달 전 동일 부분에 대한 점검 결과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 차주로부터 거짓 신고임을 자백받았다.
#사례2 : 지난달 28일 늦은 오후. 국내 대형 B손해보험사에 침수차량 보험처리 요청이 접수됐다. 폭우로 인해 차가 물에 잠겨 엔진에 이상이 생겼다고 했다.
하지만 침수 차량에서 통상 나타나는 흙탕물 자국을 발견하지 못한 보상 직원은 차량을 협력 정비업체로 옮겨 조사한 결과, '침수차량이 아니다'라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엔진 및 전기배선 노후에 인한 고장이라는 것.
차주는 수리비가 200만원(차량 가액 240만원) 넘게 나오자 정비업체 사장과 짜고 침수차량이라고 보험사에 허위 신고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를 틈타 자동차를 공짜로 수리하거나 새 차로 바꾸려는 얌체족이 적지 않아 손해보험사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4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집중 호우로 인해 침수차량이 늘면서 거짓으로 침수피해 신고가 자주 접수되고 있다.
허위 침수피해 신고는 보험사기임에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지갑을 아끼겠다'는 얄팍한 생각에 허위 신고를 하는 운전자들이 있다고 손보사들은 전했다.
국내 A 손보사가 3일 현재 적발한 허위 신고는 모두 4건이고, 조사중인 허위신고만 10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침수와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보상시 할증(1년간 보험료 할인 유예)이 안되는 점을 악용하는 운전자들이 곳곳에서 발각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수리비를 아끼려다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허위 신고임이 발각될 경우 손보사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보험인수 거절을 당하게 된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의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침수차량이 1만대를 넘어서 보험사 직원들이 진땀을 흘리고 있다"며 "현재 일손이 부족, 본사 직원은 물론 폭우피해가 없었던 지방에서 직원들이 서울 등 수도권에 파견나와 일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손해보험협회는 허위 침수 피해 신고는 보험범죄라고 단정했다.
다만 보험금 규모가 수억원이 아닌 수백만원 정도라 경찰에 고발하지 않을 뿐이며 금액이 크다고 보험사가 판단할 경우 경찰고발 조치도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협회는 또 사후에 적발될 경우 고발조치 등 차주에게 불이익이 가는 만큼 허위신고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지난 2일 기준 국내 13개 손해보험사에 신고된 침수 차량은 모두 1만574대이며, 피해액은 731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조영신 기자 as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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