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지난달 26일 시작된 호우가 중부지방을 쑥대밭으로 만든 지 2~3일 만에 또다시 1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애꿎은 기상청이 긴장하고 있다. 갈수록 높아지는 기상예보의 정확도와 별개로, 기상청을 향한 시민들의 눈초리가 더욱 매서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 예보국은 현재 기상레이더와 천리안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비구름을 추적하는데 이 레이더와 위성사진으로는 정확한 비의 양을 100% 맞히는 게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비 구름의 두께, 즉 비구름이 머금은 비의 정확한 양과 이동 시간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레이더상에 구름이 머금은 수증기 양이 노랑·파랑 등 색깔로 표시되긴 하는데 문제는 이동 시간”이라면서 “비구름이 시간당 50㎞만 움직인다고 가정해도 비구름의 향후 강도나 정확한 강수지역을 밝혀내는 것은 현재 예보기술로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따라서 최소 6시간 전은 돼야 비의 양 등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며 “기압배치 구조는 워낙 유동적이고 변수가 많아 비구름대가 완전히 형성되기 이전부터 강수량을 예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로 치우쳐 발달하고 오묘한 기압배치 등으로 대기가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정확한 예보가 더욱 어렵다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한편 기상청은 중국에서 다가오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31일 시작돼 지역에 따라 140㎜ 이상 쏟아진 비가 1일 밤부터 전국으로 확대돼 서울·경기·강원영서·충북 지방에 시간당 최대 50㎜ 이상, 지역에 따라 많게는 12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이며 이 같은 흐름이 길게는 오는 4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이날 밝혔다.
제9호 태풍 '무이파'의 이동경로도 계속 지켜봐야 할 변수다. 기상청은 지난달 28일 발생한 무이파가 같은 달 31일 매우 강한 태풍으로 발달해 필리핀 마닐라 동북동쪽 130㎞ 해상에서 시속 9㎞로 북진하고 있으며 6~7일께 제주도가 간접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무이파가 한반도를 향할지 여부는 오는 3일께 관측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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