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박정현, 당신을 밀당의 고수로 임명합니다

시계아이콘02분 25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박정현, 당신을 밀당의 고수로 임명합니다
AD


MBC <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이하 ‘나는 가수다’)에 출연 중인 박정현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24일 방송한 ‘나는 가수다’에서 박정현은 ‘나 가거든’을 불러 4라운드 2차 경연 1위를 차지했다. 박정현이 경연 1위를 차지한 것은 첫 번째 경연에서 선보인 ‘꿈에’,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에 이어 세 번째다. 또한 박정현은 ‘소나기’를 불러 7위를 차지했던 때를 제외하면 줄곧 상위권이다. ‘나는 가수다’의 우등생 인 셈이다.

박정현은 ‘나는 가수다’에서 ‘3분의 드라마’를 보여준다. 대중에게 사랑받는 드라마는 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뚜렷해야 하고, 기승전결의 흐름이 부드러워 시청자의 몰입을 높여야 하며, 뚜렷한 캐릭터를 가져야 한다. 박정현이 ‘나는 가수다’에서 보여주는 무대는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한다. ‘내 낡은 서랍속의 바다’를 불렀을 때 박정현은 인터뷰에서 “같은 가사가 반복되지만 가사마다 조금씩 다른 감정을 담아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노력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박정현은 높은 음역대로 관객을 압도하지만, 단지 클라이막스에서 고음을 소화하는 것만이 장점이 아니다. 그의 대표 곡 ‘꿈에’는 노래 초반에는 마치 나레이션을 하는 것처럼 말하듯 차분하게 가사를 전달하다 클라이막스에서는 누구도 따라하기 힘든 폭발적인 고음을 소화한다. 그만큼 한 곡에서 표현할 수 있는 음정의 범위도 넓을 뿐만 아니라, 가사와 곡의 흐름에 따라 마치 연기하듯 드라마틱한 감정 표현이 필요하다. ‘나가수‘에서도 박정현은 단지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해 고음을 쓰는 것이 아니라 노래에 담긴 감정과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마치 클라이막스를 연기하는 배우처럼 고음역대를 쓴다. 과함과 과하지 않음, 울어야 할 때와 담담하게 읊조려야 할 때를 정확하게 알고 ‘연기’를 하는 것이다.


박정현, 당신을 밀당의 고수로 임명합니다

편곡을 많이 하지 않고 원곡을 살린 ‘나 가거든’이 1위를 차지했던 것은 그런 맥락과 흐름을 같이한다. 드라마 OST라는 특성상, ‘나 가거든’에는 노래 속에 한편의 드라마가 담겨 있다. 원곡을 대중 가수 대신 폭넓은 음역대와 오페라를 통해 가사에 따른 탁월한 감정 표현을 보여준 조수미가 부른 이유이기도 하다. 조수미와는 음색은 전혀 다르지만, 비슷한 특징을 가진 박정현이 ‘나 가거든’을 부르면서, 박정현의 장점 역시 극대화 됐다.


또한 박정현은 많은 사람들에게 R&B 뮤지션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앨범마다 다른 장르를 추구해왔다. 초기에 부른 ‘나의 하루’가 R&B 스타일의 보컬을 선보이며 R&B 보컬리스트의 이미지를 만들었다면, 대곡 ‘꿈에’를 선보인 4집 앨범에서 음악적인 폭을 보다 확실히 넓혔고, 자작곡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더욱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해왔다. ‘나가수’에 오르기 이전에도 박정현은 단지 뛰어난 가창력뿐만 아니라 여러 장르에 대해 이해하고 있고, 작편곡에도 모두 조예가 있는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했다. 박정현이 ‘첫인상’을 라틴으로 해석하고, 록적인 분위기가 강했던 ‘소나기’를 부르며, ‘내 낡은 서랍속의 바다’, ‘이브의 경고’ 등 발라드와 댄스까지 넘나들 수 있는 이유다. ‘나가수’는 박정현의 새로운 음악적 역량을 끌어냈다기 보다는, 대중이 몰랐던 박정현의 음악적 깊이를 알렸다는데 의의가 있다.


또한 박정현은 ‘나가수’에서 상대적으로 대중에게 지지 받기 좋은 입장에 있다. 가창력은 말이 필요없는 수준이고, 옥주현처럼 비호감이 많은 가수도 아니었으며, 이소라나 김건모처럼 논란의 한가운데 서지도 않았다. 게다가 작은 체구에 늘 밝은 표정을 보여주는 모습으로 인해 ‘나가수’ 팬들에게 ‘귀요미’나 ‘요정’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여러 뮤지션들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진검승부를 하는 ‘나가수’에서 박정현은 충분한 실력을 갖췄으면서도 ‘나가수’의 치열한 경쟁과 수많은 논란에서 한 발 떨어져 무대에서나 무대 뒤에서나 시청자에게 여유를 찾아주는 역할을 한다. 시청자들이 박정현과 그의 매니저 역할을 하는 김태현과의 러브라인을 지지하는 건, 그만큼 그가 이 첨예한 경쟁의 무대에서도 여유를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박정현은 임재범처럼 단 번에 시선을 사로잡지는 않았지만, 누구에게나 사랑 받을 수 있는 존재로 ‘나가수’에서 꾸준함을 책임진다. 공교롭게도 박정현이 1등을 한 지난 주 ‘나가수’는 코너 전국시청률 17.6%(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로 반등했고, ‘나 가거든’은 ‘나가수’ 음원 중 오랫만에 각종 음원차트 1위를 기록했다.


그래서, 박정현은 지금 ‘나가수’의 현재를 보여주는 가수다. 수많은 이슈와 논란이 지난 지금, ‘나가수’는 대중의 꾸준한 반응을 얻는 방법을 모색해야할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정현은 어떤 이슈 없이 노래와 캐릭터가 가진 힘으로 관객을 끌어들인다. 그건 마치 관객과 ‘밀당’(밀고 당기기)하는 것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는 무대 밖에서는 긴장된 분위기의 ‘나가수’ 안에서 해맑은 모습으로 웃으며 분위기를 풀어주고, 무대 안에서는 자신의 이미지를 깨고 라틴 댄스를 추거나, 놀라울 정도로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관객의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팽팽한 경쟁으로 가득한 ‘나가수’에서 박정현은 마치 밀당하듯 관객을 풀었다 다시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어느 공연이든 초반은 가수의 에너지로 관객을 압도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다음에는 관객과 호흡을 맞추며 분위기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무대 위에서나 무대 밖에서나, 박정현은 ‘나가수’에서 관객들을 즐겁게 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사진제공. MBC


10 아시아 글. 박소정 기자 ninetee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