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호창 기자]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사진)이 보유한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식의 가치가 투자원금의 11배로 불어났다. 지난 14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상장 이틀만에 공모가(6만5000원)의 두 배 수준으로 주가가 급등해 2대주주인 정 명예회장의 지분가치가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신세계 그룹 오너인 이명희 회장의 남편으로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부사장의 아버지인 정 명예회장은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식 154만8225주(지분율 21.68%)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의 가치는 15일 종가(12만8000원)로 환산시 1981억7280만원에 달한다.
정 명예회장이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 취득에 들인 금액은 총 177억4000만원이다. 회사 설립 초기인 90년대 후반 170억원을 출자했고, 지난해 4월 시행된 유상증자에 참여해 7억4000여만원을 추가 투자했다.
결국 정 명예회장은 투자원금의 10배가 넘는 1804억원의 차익을 얻게 된 셈이다. 회사 설립 후 5년만에 적자 지속에 따른 무상감자로 출자금 100억원을 날리기도 했던 정 명예회장으로서는 '15년 기다림'의 보상을 톡톡히 받게 된 것.
이로써 정 명예회장은 지난 2006년 이후 5년만에 다시 국내 '주식갑부'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정 명예회장은 2006년 9월 보유중이던 신세계 주식 147만4571주(지분율 7.82%, 당시 평가액 6871억원) 전부를 자녀인 정용진·유경 남매에게 증여해 화제를 모았다.
정 명예회장 뿐 아니라 두 자녀도 이번 신세계인터내셔날 상장으로 상당한 평가차익을 올리고 있다. 출자금 대비 정유경 부사장(3만964주)이 36억원, 정용진 부회장(7640주)이 9억원 가량의 차익을 얻었다.
신세계 그룹의 6번째 상장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신세계백화점 해외사업부에서 지난 1996년 독립한 패션 유통회사다. 섬유, 의복, 신발, 가죽제품 소매업을 영위하고 있고 주요 브랜드로는 아르마니(ARMANI), 코치(COACH) 등이 있다. 지난해 매출액 5831억원, 영업이익 448억원, 순이익 381억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는 1분기까지 매출액 1873억원, 영업이익 134억원을 기록 중이다.
정호창 기자 ho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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