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가 '매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국내에 소셜커머스 붐을 일으킨 주인공인 신 대표는 회사 설립 1년여 만에 회사 매각을 최우선 옵션으로 올려놓게 됐다. 꽉 막힌 자금 유동성이 배경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2위 소셜커머스 업체인 '리빙소셜'이 티몬 인수를 추진 중이다. 신 대표는 이와 관련해 리빙소셜 측과 수차례 만남을 가졌으며 논의가 상당히 진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금액이나 방식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업계는 티몬의 상장 예상가치가 3000억원으로 추정되는 만큼 매각도 비슷한 규모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신 대표의 지분은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날 매각 소문이 돌자 신 대표는 "리빙소셜 등 외부 업체를 만난 건 사실이지만 투자유치를 위한 것이었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티몬 매각은 현실성을 띠는 분위기다. 티몬 관계자는 "매각을 선택 가능한 옵션으로 놓고 리빙소셜, 그루폰 등 업체들과 미팅을 가졌던 건 사실"이라며 "리빙소셜 측이 가장 적극적이었다"고 전했다.
신 대표에게 회사 매각은 낯설지 않다. 그는 펜실베이니아대 재직 중이던 2007년 배너 광고 대행업체인 '인바이트 미디어'를 설립했다. 나름 성과를 거둔 이 업체는 지난해 신 대표가 미국을 떠나기 전 구글에 인수됐다.
매출액 기준 업계 선두를 달리는 티몬이 매각에 이르게 된 원인은 부족한 자금 유동성이다. 매월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더 많은 마케팅비를 지출하며 적자 행진을 이어온 것. 특히 올 초 업계가 경쟁적으로 시작한 TV광고는 회사의 재정 구조를 더욱 악화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허민 투자자가 있는 위메프나 본사가 지원해 주는 그루폰코리아 등과 달리 티몬은 뾰족한 자금처가 없다"며 "자금이 바닥나기 전에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진행 중인 3차 투자유치가 부진한 것도 회사 매각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회사를 경영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한데 내부 보유자금이 없으니 남은 것은 매각 뿐이라는 것이다. 티몬은 지난해와 올 초 각각 33억원, 92억원의 투자유치를 한 바 있다.
업계는 티몬 매각 타이밍은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 1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한 소셜커머스 시장이 다소 주춤한 시기인 만큼 업계 선두라는 프리미엄을 누리려면 지금이 적기라는 것이다. 한 소셜커머스 업체 대표는 "현재 절정에 올라있는 만큼 매각 시기로는 적절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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