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9개 대회서 '2승 챔프' 1명도 없어, 매 대회 치열한 우승 경쟁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누구나 우승할 수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춘추전국시대'다. 에쓰오일챔피언스를 끝으로 상반기 9개 대회가 모두 마무리됐지만 '2승 챔프'가 단 한 명도 없다. 지난해 역시 11개 경기만인 8월에 안신애(22 비씨카드)가 첫 2승을 기록했다는 점에 비추어 '절대 강자'가 없는 양상이다. 올해는 더욱이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을 제외하고는 모두 역전우승을 기록하는 치열한 우승 경쟁이 이어졌다.
▲ 심현화 "내가 상금랭킹 1위"= 그래도 '넘버 1'을 꼽으라면 주저할 것 없이 심현화(22ㆍ요진건설)다.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미리 치러진 2011시즌 개막전 현대차이나레이디스에서 8위에 올랐고,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롯데마트여자오픈의 '깜짝 우승'으로 우승상금 1억원을 보태 일찌감치 상금랭킹 선두 자리를 꿰찼다.
심현화는 현대건설서경여자오픈 38위를 제외하고는 이후 6개 대회에서 줄곧 '톱 10'에, 그것도 다섯 차례는 '톱 5'에 진입해 매 대회 우승 후보로 지목됐다. 막판 피로가 누적되면서 고전했지만 일단 상금랭킹 1위 자리는 굳게 지켰다. 2억5122만원으로 2위 정연주(19ㆍCJ오쇼핑)와 약 5000만원 차이다. 평균타수 1위(71타) 등 기록면에서도 출중하다.
▲ 돌아온 강자와 신데렐라= 긴 부진의 터널을 뚫고 나온 선수도 있다. 김하늘(23ㆍ비씨카드)과 유소연(21ㆍ한화)은 각각 31개월과 18개월 만에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김하늘은 "3년 가까이 우승이 없어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털어놨고, 유소연 역시 "긴장의 연속이었다"고 했다. 이미 통산 4승과 7승을 기록한 이들 '돌아온 강자'들은 곧바로 샷 담금질에 돌입했다.
김혜윤(22ㆍ비씨카드)과 양수진(20ㆍ넵스)은 나란히 통산 3승째를 수확했고, 정연주와 이승현(20ㆍ하이마트), 윤슬아(25ㆍ토마토저축은행), 이미림(21ㆍ하나금융그룹) 등은 모두 생애 첫 우승을 신고했다. 정연주는 특히 투어 합류 첫 해에 '내셔널타이틀' 한국여자오픈이라는 월척을 낚아 더했다. 신인왕 포인트에서도 현재 1위(795점)를 질주해 '신데렐라' 탄생을 예약했다.
▲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 하반기에는 무려 14개, 더욱이 국내 최대 규모인 10억원의 총상금이 걸려 있는 한화금융네트워크오픈 등 빅매치가 줄줄이 이어져 아직은 누가 '넘버 1'에 등극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장수화(22ㆍ토마토저축은행)는 "우승 경험을 해보면 노하우가 생기는데 챔프가 많아져 매 대회 우승 경쟁이 치열하다"고 했다.
'멀티플 위너'가 쉽게 나오지 않는 것은 그만큼 실력이 비슷해졌다는 뜻이다. 하반기 또 다시 새로운 얼굴이 챔프의 반열에 오를 지, 아니면 절대강자가 나설지는 5주간의 이번 여름방학 훈련에 달려 있다. 하반기 레이스는 다음달 29일 충북 진천의 히든밸리골프장에서 개막하는 히든밸리여자오픈부터 재개된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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