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상 최대 파티' 계획에
해외 공관 경쟁적 구걸
미국 해외 공관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역사상 가장 화려한 건국 250주년 기념행사'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재국 기업들을 상대로 공격적인 모금 활동에 나섰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싱가포르와 일본, 홍콩 등 아시아 지역 미국 대사관 및 영사관들이 현지 기업 임원들에게 건국 기념행사를 위한 거액의 기부를 요청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세계 역사상 가장 화려한 생일 파티가 될 것"이라고 공언한 이후, 백악관 중심의 모금 열기가 해외 공관으로까지 확산된 결과다.
구체적인 사례도 공개됐다. 안자니 신하 주싱가포르 미국 대사는 지난 5일 기업 경영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당신들의 돈이 필요하다"며 노골적으로 기부를 제안했다. 신하 대사는 기부금이 건국 기념 로데오 대회와 록펠러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 등에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이미 아시아의 다른 대사관이 3700만 달러(약 535억 원)를 모금했다고 언급해 경쟁을 부추겼다.
3700만달러를 모금한 것으로 지목된 주일본 미국 대사관의 경우, 홋카이도 눈꽃 축제 등 다양한 현지 행사를 계획 중이다. 여기에는 토요타와 소프트뱅크 등 일본 대기업들이 후원사로 참여했으며, 일부 기업은 100만달러(약 14억원) 이상을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직 외교관들은 이러한 행태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테드 오시우스 전 주베트남 대사는 "현재 대사들 사이에서 누가 더 많은 기금을 모으는지 경쟁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미국의 이미지 훼손을 비판했다. 블레어 홀 전 외교관 역시 "정부가 외압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윤리적 원칙에서 벗어난 사례"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건국 250주년을 맞아 백악관 내 이종격투기(UFC) 경기와 워싱턴DC 대규모 박람회 등 파격적인 행사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독립기념일 행사를 위해 민간 기부를 받아온 관행을 넘어선 이번의 강압적 모금 방식은 기업들 사이에서도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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