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줄 요약
변한 듯 변하지 않은 방송이었다. SBS <강심장>은 오정해의 ‘두 아버지께’ 이야기와 김현중의 제주도 감금 사건, 홍석천의 스타 커플 비밀 연애 이야기 등을 거쳐 왕중왕으로 오정해를 뽑았고 구본승, 공현주, 강소라, 설운도, 알렉스 등의 새 출연진으로 방송을 이어갔다. <강심장>은 출연진 특성에 따라 일대일 토크 배틀을 적용하며 변화를 시도했지만 감동 이야기가 강심장이 되는 등 기존과 같은 부분도 계속됐다.
오늘의 대사: “두 아버지께 상여가를 불러드렸습니다” - 오정해
<강심장>의 왕중왕은 오정해였다. 오정해는 낳아주신 아버지와 결혼식 때 주례를 서 주시고 좋은 소리를 이어갈 수 있게 도와준 故 김대중 대통령 이야기를 풀어냈다. 생전에 오정해의 소리를 듣고 싶어 하셨던 친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자, 좀 더 좋은 소리를 낼 수 있을 때 들려드리려고 미루던 오정해는 상여가로 아버지께 첫 소리를 들려드릴 수밖에 없었다. 오정해는 그 후 “영화 <서편제>로 만나게 된 故 김대중 대통령이 아껴주고 힘이 돼 주셨는데 돌아가셔서 너무 슬펐다”며 당시 추모 행사 때 불렀던 노래를 들려줬다. 돌아가신 두 아버지를 기리는 오정해의 이야기는 듣는 사람의 코끝을 찡하게 할 만큼 슬프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감동적인 이야기의 주인공이 ‘강심장’이 될 거라는 공식 아닌 공식이 왕중왕전에서도 적중하며 이야기 자체에 대한 감동과는 별개로 다소 예상 가능한 프로그램 진행 방식이 아쉬웠다. 연예인들이 출연해 솔직하고 파격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강심장>만의 매력이지만 이렇게 감동적인 이야기가 등장할 때는 “굳이 ‘강심장’을 뽑아야 하는 것인가”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일대일 토크 배틀 형식을 도입하며 조금씩 변화를 주고 있는 <강심장>이 이런 아이러니를 어떻게 극복할까.
Best & Worst
Best: ‘실로폰’ 슈퍼주니어 은혁이 돌아왔다. 약 70일 만에 돌아온 은혁은 멋진 춤으로 무대를 꾸미며 흔히 볼 수 있었던 재밌는 모습과 다른 진지한 태도를 보여줬다. 하지만 바로 이특이 실로폰으로 ‘땡’을 치며 “(은혁이) 못 웃기셔서 (실로폰을) 쳤습니다. 언제 웃기실 거에요?”라고 말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여기에 ‘분장돌’ 신동까지 나서 프랑스 파리 공연에서 비욘세를 따라한 분장 ‘비만세’로 많은 팬들이 즐거워했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강심장>을 풍성하게 했다. 이들은 토크쇼의 흐름이 늘어질 수도 있을 때 신선한 웃음을 줬다. ‘붐 아카데미’, ‘특 아카데미’로 활약해 온 이들은 역시 <강심장>의 색다른 웃음을 담당하는 아이돌이었다.
Worst: 오랜 만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구본승은 큰 주목을 끌지 못했다. 구본승이 나온 녹화 분은 다음 주에도 계속 되겠지만 그가 초반에 말한 내용은 연예인 데뷔 전 정우성과 함께 커피숍에서 일했다는 것과 최근 근황 소개 정도였다. MC는 함께 출연한 시크릿 효성과 슈퍼주니어 이특에게 “구본승에 대해 아는 것이 있느냐”를 물었고 구본승은 일대일 토크 배틀에서 만난 개그맨 윤형빈에게 주도권을 뺏겼다. 물론 오랜만에 나온 구본승에게 적응의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예고를 보고 반가운 구본승의 이야기를 기다렸을 시청자들에게는 아쉬운 방송이 아니었을까.
동료들과 수다 키워드
- 박정아가 출연한 2002년 <쇼! 일요천하>와 구본승의 데뷔 영상을 통해 본 스타의 옛날.
- 정우성이 대걸레질을 하고 난로에 불을 붙이며 일하던 커피숍이라면 24시간 아르바이트 할 수 있습니다.
- 이승기에게 ‘이선희 부하’, 구본승에게 영화 <마법의 성> 잘 봤다고 독설하는 윤형빈.
10 아시아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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