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강호문 중국삼성 부회장은 궁금증을 참지 못한다.
신문에서 회자되는 단어 하나, 또는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본인이 조금이라도 모르는 용어 및 내용이 있으면 즉시 질문하고 찾아본다.
그를 처음 만난 인사들은 강 부회장이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 반도체 수출부장과 컴퓨터사업본부장, 네트워크 사업본부장을 거쳐 삼성전기,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사장직을 수행한 공학도라는 점에 깜짝 놀란다.
사회ㆍ문화, 인문학, 지리 등 다방면에서 상당한 지식을 겸비한 '만물박사'급 상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사장으로 근무하던 2년동안에는 13회에 걸친 독서클럽 토론회를 직접 주관했다.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분야를 접하면 우선 해당 분야의 좋은 서적을 구입해 읽은 후 가능한 직접 발로 뛰어 몸으로 체득해야 본인의 지적호기심이 충족되는 스타일이다.
강 부회장이 중국삼성 최고지휘관으로 선임된 것으로 바로 이같은 폭넓은 지식을 기반으로 22개 중국진출 삼성 계열사들의 다양성을 리드하고 사업부문별 조율 및 중국과의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는데 최적의 조합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의 리더십은 삼성 내에서도 회자될 정도다. 삼성전자 근무시절에는 컴퓨터사업부와 네트워크사업부의 경영 정상화를 이뤄냈고 삼성전기 대표재직 7년 동안에는 이 회사를 일본 무라타제작소와 같은 글로벌 전자부품 회사의 반열에 올려놨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대표이사로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부활에 일조했다.
그의 경영철학은 '퍼스트 원(First One)'이다. 경쟁자들이 가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에 발을 가장 먼저 내딪고 혁신기술로 시장의 경쟁 구도를 바꿔놓는 기업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강 부회장이 중국삼성 부회장 취임 후 바로 5개월 여동안 중국 각지를 돌며 삼성 계열사들의 현황을 살펴본 것은 '현장경영'을 통해 신성장 전략을 짜기 위한 것이자, 5~10년 후의 중국을 '전략적 상상'으로 바라보기 위한 첫 단추였고 앞으로 뿌리 깊은 '제 2의 삼성'을 중국에 건설을 위한 씨앗이기도 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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