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MBC <뉴스데스크>는 유명 연예인의 위장취업사실을 보도하며 음영처리 된 인물 사진을 내보냈다. 네티즌은 사진의 주인공이 배우 송승헌이라는 사실을 밝혀냈지만, 사진과 보도내용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MBC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미지화 시킨 일종의 보편적 인물 그림에 불과하다고 판단해서 자료화면이란 자막을 삽입하지 않았으나, 사태의 단초를 제공한 점에 대해 해당 연예인과 시청자들에게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뉴스데스크>는 그 전에도 몇 차례씩 시청자에게 사과해야할 일을 저질렀다. 지난 15일에는 각목살인사건 현장의 CCTV 공개를, 2월 13에는 PC방에서 갑자기 전원을 내리고 이용자들의 반응을 살피는 ‘게임의 폭력성 실험’을 말 그대로 ‘저질렀다’.
최근 <뉴스데스크>의 끊임없는 문제들은 단지 부주의에 의한 방송사고 같은 것은 아니다. MBC의 정준희 기자는 지난해 2월 노보에서 “조금 거북하다 싶으면 나가야 될 것 같은 기사들이 한참 뒤로 밀리고, 아침용 리포트가 된다”고 지적한바 있다. 또한 올해 4월 발행된 노보에는 “특종을 하면 상금을 주겠다는 내용이 보도국 알림판에 붙어있다”는 글이 실렸다. 민감한 사안은 다루지 않고, 그러면서도 특종 경쟁 시스템을 강화하다 보니 MBC뉴스가 선정성 등에서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게 된다는 것이다. 주말 <뉴스데스크>가 시간대를 옮겨 ‘쉽고 재미있는 뉴스’를 표방한 이후 방송사고가 잦아졌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MBC 노동조합 산하 민주방송실천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이재훈 기자는 “시청자들에게 좀 더 쉽게 설명하고, 보도록 하는 뉴스를 만들자는 게 지도부의 취지였다. 취재 및 보도방식에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고, 타사 뉴스와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런 일들이 발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뢰와 시청률 모두 흔들리는 <뉴스데스크>의 현재
이런 내부 분위기에 대해 MBC 이재훈 기자는 “윗선에서도 ‘시청률이 한 자릿수 나오게 생겼는데 체면을 차릴 때냐’라는 분위기였다. 그러다보니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사건사고 리포트들이 많이 배치되고, 정치뉴스나 노동뉴스가 상대적으로 푸대접을 받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내부적으로도 문제제기는 꾸준히 하고 있고, CCTV 영상 등을 우리가 반드시 써야하는가에 대한 반성도 있었다”고 밝혔다. 뉴스 자체가 갖는 중요성보다 얼마나 관심을 끌 수 있느냐가 아이템 선별 기준이 되면서 여러 가지 문제들이 파생된 셈이다.
그러나 시청률 상승을 목표로 재미있는 뉴스를 방송하려는 시도에도 불구하고, <뉴스데스크>은 3사 뉴스프로그램 중 가장 낮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공공 미디어 연구소의 윤익한 팀장은 “반복적으로 실수가 발생하고 문제가 제기되다 보니 사고가 많은 프로그램으로 인식이 돼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뉴스데스크>의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신뢰도 자체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현재 <뉴스데스크>는 신뢰, 정확성, 시청률 중 어느 것 하나 잡지 못하고 있는 상태인 셈이다. 지금 <뉴스데스크>는 무엇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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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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