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TV연예> SBS 밤 11시 15분
세 사람의 이름이 트위터 타임라인과 포털 사이트 뉴스 홈을 뒤덮었다. 21일 오후 스포츠서울닷컴의 보도로 알려지기 시작한 서태지-이지아의 이혼 및 위자료와 재산 분할 청구 소송은 태양과 명왕성이 충돌했다는 것만큼이나 초현실적인 특종이었다. 최근 이지아와의 열애 사실을 인정한 정우성까지, 세 스타의 드라마틱한 관계가 모든 뉴스의 블랙홀이 되어 버린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지난 20년을 통틀어 연예계 최대 이슈가 터진 그 날 밤, SBS <한밤의 TV 연예>는 과연 어떤 이야기를 펼쳐 놓을 것인가.
하지만 “조영구 씨, 도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라고 물어도 새로움은 없었다. 법원 관계자의 제보로 보도하게 되었다는 기자의 전화 인터뷰와 문이 잠겨 있는 두 사람의 소속사 상황을 제외하면 법원 사이트 캡쳐, 이지아가 서태지에게 그려준 것으로 추정되는 일러스트 등은 이미 오후에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던 내용이었다. 인터넷 뉴스와 SNS가 실시간으로 이슈를 전달하는 환경에서 기동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방송 매체의 한계였다. 그러나 무분별한 특종보다는 평범한 팩트 전달이 차라리 낫다. 지상파 3사의 메인 뉴스가 이 소식을 다룬 것을 비판할 수는 없지만 “두 사람이 슬하에 자녀까지 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SBS <8뉴스>), “둘 사이에 자녀를 두 명이나 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MBC <뉴스데스크>) 라는 보도의 근거가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문제다. 행여 그것이 사실이거나, 사실이라 볼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근거가 있었다면 더욱 아쉬운 지점이다. 연예 프로그램과 같은 아이템을 다루는 뉴스가 차별화를 원한다면 적어도 관점과 접근 방식은 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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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최지은 f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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