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써니> 200만 돌파 초읽기 한국영화 <써니>가 2주 연속 흥행 1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 수는 170만 명을 훌쩍 넘어 200만 명 돌파 초읽기에 들어섰다. 특히 개봉 2주차인 지난 주말에는 개봉 첫 주 주말 관객 수의 2배에 가까운 흥행 수치를 기록했다. 대박의 징후인 셈이다.
지난 4일 개봉한 <써니>는 1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 주말 사흘간(13일~15일) 전국 61만 6400명을 모았다. 이전 주말에 36만 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보기 드문 관객 증가세다. 15일까지 177만 명을 모아 이번 주 중 200만 돌파가 확실시된다. 이 영화의 포털사이트 관객 평점은 16일 오후 5시 현재 10점 만점에 9.3점 이상이다. 200개 이상의 스크린에서 상영된 국내 상업영화 중에는 <그대를 사랑합니다> 이후 최고 점수다.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이후 뚜렷한 한국영화 흥행작이 없던 극장가에서 <써니>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곳곳에 번뜩이는 유머감각과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소재, 신인 배우들과 베테랑 배우들의 연기 조화, 중년 관객의 향수를 자극하는 1980년대 문화 코드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연출력이 조화를 이뤘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써니>는 중년에 접어든 중산층 주부 나미(유호정)가 암 투병 중인 중학교 동창 춘화(진희경)를 만나면서 과거 칠공주 ‘써니’의 멤버였던 나머지 다섯 친구들을 찾아 나서면서 과거의 추억과 마주친다는 내용의 영화다. 코믹 청춘 학원물에 또래 친구들 사이의 위계와 질투 등으로 인해 야기되는 드라마, 성인이 된 친구들이 하나씩 등장하면서 중첩되는 이미지의 일치와 충돌 등이 웃음과 긴장감을 준다. 극 초반의 드라마적 밋밋함을 유머 코드가 상쇄시켜 주고, 호기심과 갈등이 고조되는 후반부에 감동을 유발하는 장치를 넣은 것도 유효했다.
등장인물이 많지만 캐릭터가 분명하고 주연과 조연의 비중 분배가 뚜렷한 점 역시 이 영화의 장점이다. 무엇보다 신출내기, ‘쌈짱’, 욕의 달인 등 캐릭터를 잘 활용한 유머코드는 흥행의 일등공신 중 하나다. 심은경과 강소라, 박진주, 김보미 등 젊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도 한몫 했다. 승승장구 중인 <써니>의 장기 흥행 걸림돌은 할리우드 대작들이다.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가 19일, <쿵푸팬더 2>가 26일 개봉한다. <써니>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과 맞서 어떤 결과를 낼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듯하다.
10 아시아 글. 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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