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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철 감독에게 물었다, <써니>에 궁금한 10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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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철 감독에게 물었다, <써니>에 궁금한 10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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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써니>가 개봉 7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청신호를 밝혔다. 어린이날인 5일부터 10일 석가탄신일까지 이어진 징검다리 6일 연휴에 90만 관객을 모았다. 관객수가 증가 추세에 있어서 강형철 감독의 전작인 <과속스캔들>에 준하는 흥행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써니>는 중학생 시절 칠공주 ‘써니’의 멤버였던 주인공 나미(유호정)이 친구 춘화(진희경)의 암투병을 계기로 나머지 다섯 친구들을 차례로 만나면서 25년 전을 회상하는 내용을 평행 편집으로 보여주는 영화다. 톱스타 캐스팅이나 자극적인 소재가 없이도 깨알 같은 재미로 가득한 이 영화는 특히 1980년대를 추억하는 30~40대 관객에게 호응이 높다. <써니>에 대한 궁금증 10가지를 강형철 감독에게 물었다.

Q1 ‘써니’라는 제목은 어떻게 짓게 된 건가?
A 원래 제목을 정하지 않고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결말을 다 쓸 때까지도 정하지 않았다. 영화의 제목은 그룹 이름이었으면 좋겠다는 것 정도였다. 그러던 중 그룹 보니M의 ‘Sunny’를 듣고 춤추는 장면과 엔딩까지 생각하게 되면서 제목으로 결정했다. 음료수 ‘써니텐’은 제목 덕에 부수적으로 들어온 협찬이다. 의도한 건 전혀 아니었다.


Q2 힌트를 얻었던 영화나 소설 등이 있나?
A 연출부들에게 이 영화는 창작물이라고 말했다. 참고할 만한 영화는 없었다. 비슷한 영화라고 해서 <나우 앤 덴>(1996)을 봤는데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거리가 멀었다.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듣고 만든 것도 아니다. 만들면서 확신은 있었지만 영화가 나오기 전까지 긴가민가하기도 했다. 기댈 만한 작품도 없어서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다.

Q3 ‘써니’ 팀과 ‘소녀시대’ 팀의 욕 배틀에 등장하는 주옥 같은 욕은 누가 고안한 건가?
A <과속스캔들> 때 함께 작업했던 각색 작가(이병헌)가 있는데 그 친구가 대사를 기가 막히게 잘 쓴다. 그 친구에게 주로 맡기고 나서 내가 수정하고 다시 그 친구가 최종적으로 완성했다. 진희 역의 박진주에게 “등산해도 되겠다”라고 말하는 것 같은 경우 배우들의 특성을 잘 살려 써서 재미있게 나온 것 같다.


강형철 감독에게 물었다, <써니>에 궁금한 10가지



Q4 패러디가 곳곳에 보인다. <과속스캔들>의 ‘과속’을 이야기하는 부분이나 차태현이 광고모델로 쓴 것도 재미있었다. 심은경이 빙의된 연기를 하는 부분은 <불신지옥>을 패러디한 건가?
A 그건 아니다. 시나리오에는 단지 ‘미친년 그 자체’라고 써 놨다. 은경에게는 톤을 미리 설명해줬다. 당뇨 때문에 떠는 연기를 하면 좋겠다고 했다. 패러디는 더 하고 싶었는데 잘랐다. ‘과속스캔들’이라고 언급하는 장면도 있는데 주위의 반대 때문에 뺐다.


Q5 영화에 나오는 1980년대 팝송과 가요는 음악감독이 골랐나?
A 대부분 내가 직접 고른 거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 듣는 걸 좋아했다. 어렸을 때 할머니와 함께 살았는데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남들 동요 들을 때 나는 팝과 록을 들었다. LP가 많았다. 어머니는 저 들으라고 <똘이장군>, <황금박쥐> OST를 사주셨는데 나는 비틀스를 더 좋아했다. 어린 나이였지만 그런 문화적 환경으로 인해 내 나이보다 윗세대들의 문화를 받아들이게 됐던 것 같다.


Q6 노래가 꽤 많이 등장한다. 저작권료가 꽤 많이 들었을 텐데 얼마 정도 소요됐나?
A 자세히는 모른다. 1억 원은 넘을 거다. 대부분의 팝송은 미리 선곡하고 작품을 시작한 것이다. 음악이 먼저 있고 장면은 나중에 만든 것이다. 조이의 ‘Touch by Touch’이나 턱 앤 패티의 ‘Time after Time’도 대본에 미리 써놓은 것이었다. 이건 이야기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제작사나 투자사는 대부분 음악에 돈 안 쓰려 하는데 <과속스캔들>의 흥행 덕을 많이 봤다. 참고로 전영록과 김승진 등의 브로마이드는 초상권 문제로 직접 연락해 해결했다.


Q7 쓰려고 했으나 못 쓴 노래도 있나?
A 매점 장면에 릭 애슬리의 ‘Never Gonna Give You Up’을 쓰고 싶었는데 이러저러한 이유로 못 썼다. 그래서 대신 쓴 게 신디 로퍼의 ‘Girls Just Wanna Have Fun’이다. 가사도 장면과 잘 어울리고 해서 확 바꿨다.


강형철 감독에게 물었다, <써니>에 궁금한 10가지



Q8 영화 <라붐>의 패러디도 나오고 주제곡인 리처드 샌드슨의 ‘Reality’도 나온다. 소피 마르소의 팬이었나?
A 그런 건 아니고 시나리오를 처음 쓸 때 나미의 주제가로 그 노래를 미리 정해놓고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재미있는 장면이 없나 하다가 헤드폰 끼워주는 장면을 패러디하게 됐다. 노래를 한 번 쓰나 여러 번 쓰나 저작권료는 똑같이 나간다. 그래서 반복해서 쓰는 게 가능했다. 영화를 준비하느라 <라붐>을 다시 보니 조금 오그라들긴 하더라. 헤드폰 장면이 모든 걸 압도해버리는 영화였다. 헤드폰 장면은 웃기라고 만든 게 아니었다. 지나서 보면 유치하지만 당시에는 진지한 것, 그 시대의 정서를 보여주고 싶었다.


Q9 정확히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언제인가? <록키 4>의 국내 개봉은 1987년 7월이고 나미의 ‘빙글빙글’은 1985년, 조이의 ‘Touch by Touch’는 1985~1986년이다. 음악다방에 걸린 록그룹 포이즌의 LP는 1988년에 나온 것이다. 또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은 1988년에 발표됐다.
A 연대는 뚜렷하게 정해놓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갔다. 대충 1985년이나 1986년으로 정했다. 틀렸다고 할 수도 있지만 1980년대 중후반이라는 애매한 설정으로 간 거니까 그런 맥락에서 봐달라. <록키 4>의 경우는 영화 자체가 ‘주먹’을 쓰는 주인공이 등장하니까 난투 장면과 병치시키면 재미있겠다 싶었다.


Q10 청춘을 정치와 무관하게 소비하기 시작한 첫 세대가 영화 속 주인공들이 아닐까 싶다. 데모 장면과 소녀들의 결투 장면을 코믹하게 결합시킨 점이 그래서 사실적이었다. 하지만 정치적 불만을 토로하는 관객도 있던데.
A 정치나 사회에 대해 정색하고 다루는 영화라면 그 장면을 그렇게 찍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지 소녀들의 시점에 맞춘 영화다. 그래서 부조리한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개인적인 추억 속의 무용담 같은 거다. 나도 처음엔 괜찮은 건지 스스로에게 반문했는데 소녀들의 시점으로 가면 문제가 없겠다 싶었다.


보너스 질문1 당시 인기 있었던 꽃미남 라이벌 가수 김승진과 박혜성이 나올 것 같은데 안 나오더라.
A LP 커버가 나오긴 한다. 음악이 좋다고 해도 겉도는 느낌으로 쓰고 싶진 않았다. 화면과 앙상블이 맞는 걸 쓰고 싶었다. 굳이 쓴다 해도 들어갈 틈이 없더라. 좋은 노래를 아무렇게나 끼워 쓰는 건 의미 없는 것 같았다. 노래가 인물이 되는 느낌으로 쓰고 싶었기 때문이다.


보너스 질문2 1980년대 하면 지금 바로 떠오르는 10가지는?
A 듀란듀란, F.R. 데이비드, 핑크 플로이드, 라디오, 로터리 방식 TV, 유치함, 컬러풀, 브로마이드, 자장면 그리고 대통령.


사진제공, 토일렛픽처스


10 아시아 글. 고경석 기자 kav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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