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김관진 국방장관이 예비역장성들 앞에서 국방개혁 추진력을 잃고 있다. 군 특성상 기수앞에서 강한 설득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공군 전직 참모총장들이 국방개혁에 반대의견을 국방부에 공식 제출한데 이어 육해공군 예비역들의 모임인 성우회까지 나서 육군 예비역까지 동요하는 모양새다. 특히 김관진 국방장관이 예비역들을 대상으로 17일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지만 군안팎에서는 군기수에 눌려 설득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군 관계자는 16일 "예비역장성을 초청해 국방개혁설명회를 17일 개최할 계획"이라며 "현재까지 2300명중 610명의 예비역장성이 설명회 참석의사를 국방부에 통보했지만 정확한 숫자는 당일 가봐야 안다"고 말했다.
국방부의 설명회에 대해 해공군 전직 참모총장들은 지난 12일 오전 김장관에 공무을 보내 불참을 통보했다. 이어 예비역장성들의 모임인 성우회는 지난 주말까지 회원 2300여명에게 지휘구조 개편안의 문제점을 지적한 35쪽분량의 책자를 발송하면서 설명회 불참을 사실상 독려했다.
합참의장 순환보직제 도입이 무산되고, 육군 출신 합참의장에게 권한이 지나치게 집중돼 해ㆍ공군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합동군사령관 역할을 하는 합참 제1차장 역시 육군대장으로 합참의 핵심 지휘 라인이 모두 육군 출신으로 채워져 입체적으로 작전이 펼쳐지는 현대전을 제대로 수행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군안팎에서는 예비역 장성들이 개혁반대 책자를 돌리기 보다는 국방부설명회에 참석해 비판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옳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번 설명회는 일방적으로 입장을 전달하는 것보다 예비역장성들과 의견을 나누는 토론회 형식이 될 것"이라며 "예비역들이 내부에서 반대의견을 개진해 '국방부 위 예비역'이라는 이미지를 심기보다 서로 의견을 개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이 풀어야할 숙제는 '산넘어 산'이다. 국방부는 상부지휘구조 개편안과 관련된 국군조직법·군인사법 등 5개 법률안 개정안을 이달 안으로 국회에 제출, 이미 계류 중인 2개 법안과 함께 오는 6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목표다. 하지만 야당은 물론 집권여당인 한나라당 내에서도 상당수 국방위원들이 상부지휘구조 개편안에 반대하고 있어 법안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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