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잡스 CEO는 '0달러'... 워런 버핏은 '100달러'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미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지난해 연봉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종합미디어그룹 비아콤의 필립 다우먼 CEO는 총 8432만 달러(약 911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나 최고 ‘연봉왕’ 자리에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9일 경영컨설팅업체 헤이그룹을 통해 미국 주요 350개 기업 CEO들의 2010년 기본연봉·보너스·인센티브 등을 조사한 결과 중간값이 930만달러(약 100억원)로 2009년보다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미국 경제가 점차 회복되면서 기업 이사회가 경영진에게 순익 증가와 주가 상승에 따른 성과급과 스톡옵션을 안겼기 때문이다.
비아콤의 필립 다우먼 CEO는 2009년보다 보수가 두 배로 뛰었다. 지난해 4월 계약 연장으로 상당한 주식을 받은 것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2위는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CEO로 6865만 달러(약742억원)를 받아 미국 IT기업 CEO 중 가장 높은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3위는 미디어그룹 CBS의 레슬리 문베스 CEO로 5388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4위는 가정용 주방기구부터 아웃도어 제품까지 각종 소비재 브랜드를 거느린 자덴(Jarden)의 마틴 프랭클린 CEO로 4517만 달러를 거머쥔 것으로 나타났다. 5위는 디지털 위성방송 기업 다이렉TV(DirecTV)의 마이클 화이트 CEO로 3263만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5대 미디어그룹 중 4개의 CEO들이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1위 비아콤과 3위 CBS에 이어 월트디즈니의 로버트 아이거가 9위, 타임워너의 제프리 뷰케스 CEO가 10위에 랭크됐다. 뉴스코퍼레이션의 루퍼트 머독 회장은 1650만달러로 52위를 기록했다.
반면 한푼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CEO들도 있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CEO, 씨티그룹의 비크람 팬디트 CEO, 세계 최대 유기농식품업체 홀푸드마켓의 존 맥케이 CEO는 ‘0달러’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공동설립자 래리 페이지에게 자리를 넘긴 구글의 에릭 슈미트 CEO는 1.8달러의 인센티브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닷컴의 제프리 베조스 CEO는 기본연봉 81.8달러를 받았고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도 100달러만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WSJ는 이번 연봉 조사의 수치에서 수령자가 행사한 스톡옵션의 가치와 지급완료된 양도제한조건부주식은 배제했으며 조사 기간은 2010년 5월 1일부터 올해 4월 30일까지였다고 밝혔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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