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분양가상한제, 대출규제 등 일부를 제외한 부동산 규제의 빗장이 모두 풀렸다. 세제개편 등을 포함해 MB 정부 3년간 내놓은 크고 작은 대책들만 20여 차례. 수도권 집값 안정과 주택 공급 진작을 위해 발표한 보금자리주택이나 시장 상황에 맞춰 부동산 시장 수요를 조이거나 풀기 위해 마련한 후속 조치, 법규 개정들을 더하면 모두 40여 차례에 달한다. MB 정부에서 한달에 한번 꼴로 각종 부동산시장 활성화 방안을 쏟아낸 셈이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던 참여정부 시절에 '대책'이나 '방안' 등의 이름을 달고 나온 부동산 정책은 열 일곱 번이다.
참여정부 때의 부동산 대책이 집값 폭등과 그에 따른 세금 환수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MB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규제 완화나 폐지 일변도의 활성화 방안이었다. 올해 들어서도 1.13 전세대책, 2.11 후속대책, 3.22 거래활성화 대책에 이어 지난 1일에는 5.1 주택 공급활성화 대책 등 네 차례 대책을 쏟아냈다.
MB 정부 첫 해인 2008년에 이미 절반에 가까운 부동산 규제가 풀렸다. 지방 미분양 대책(6.11)을 비롯해 수도권 전매제한 기관 완화(8.21),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완화 개편(9.1, 9.23), 일시적 1가구 2주택 허용기간 연장(10.21), 재건축 규제 완화ㆍ투기지역ㆍ투기과열지구 해제(11.3), 다주택자 양도세율 한시 완화(12.5)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예기치 못했던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이 같은 규제 완화가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했다. 수도권과 지방에는 미분양 아파트가 쌓여갔고 주택 가격은 폭락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퇴장 등 인구감소에 따른 부동산 대폭락론이 고개를 쳐들며 집값 하락을 부추겼다. 결국 정부는 종부세와 함께 징벌적 조세로 불리던 양도세 중과 폐지를 한시적으로 적용했고 전국 163㎢의 땅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했다. 2009년 하반기 들어 집값이 반등할 기미가 보이자 정부는 수도권 담보인정비율(LTV)을 60%에서 50%로 하향 조정했다. 주택공급 부족과 전셋값 폭등이 이어지면서 이번에는 도시형생활주택 공급 확대와 전세대책(8.23)을 들고 나왔다. 그러면서 보금자리주택 공급확대(8.27) 카드를 꺼내들었다. 반면 수도권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확대 적용해 냉ㆍ온 전법을 동시에 구사했다.
지난해에 다시 4.23 미분양대책을 발표하며 주택 미분양 해소와 거래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2009년 조였던 대출규제는 지난해 8.29 대책에서 한시적으로 DTI 규제를 폐지, 무장해제시켰다. 올해에도 각종 부동산대책은 끊임없이 양산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도 폐지를 목전에 두고 있어 DTI가 최후의 빗장으로 남아있을 뿐이다. 하지만 얼어붙은 시장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김민진 기자 asia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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