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세계적인 경영 석학인 톰 피터스가 전형적인 '지식인'의 한 사람으로 꼽은 인물이 있다. 미국 리츠칼튼 호텔의 청소부, 버지니아 아주엘라다. 그가 호텔 청소부를 '지식인'이라고 부른 이유는 이렇다.
필리핀 출신인 버지니아 아주엘라는 24살에 미국으로 건너왔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꿨지만 최종학력이 고등학교 졸업인 그가 얻을 수 있는 일자리는 몇 안됐다. 그가 구한 첫 일자리는 홀리데이인 호텔의 청소부였다. 그렇게 청소부 일을 시작한 게 그의 평생 직업이 됐다. 1991년 4월 리츠칼튼 호텔이 문을 막 열었을 때 이 호텔로 일터를 옮긴 그는 다른 청소부와 하나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여성이었다.
그런 그가 톰 피터스가 인정한 지식인 될 수 있었던 건 호텔에서 직원을 대상으로 한 고객만족 교육 덕분이었다. 다른 동료 청소부들은 교육을 받으면서 '청소 따위의 허드렛일을 하는 우리에게 무슨 고객만족이냐'고 불평하기에 바빴지만, 그는 달랐다. 고객만족과 품질경영을 추구하는 호텔 측의 경영 논리에 맞춰 고객에게 편의와 만족을 줄 수 있는 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청소도구와 비품을 담은 카트에 작은 수첩을 걸어두고 고객의 이름과 특성, 요구사항을 기록해 고객별 맞춤 서비스를 하는 한편 청소 작업의 생산성을 높이려 침대 정리 방법과 욕실 청소 방법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생각했다. 그는 자신이 고민한 내용들을 회의에서 발표해 모든 직원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버지니아 아주엘라의 노력과 노하우는 호텔 전체로 퍼져나갔고, 리츠칼튼 호텔은 결국 1992년 생산성 및 품질이 뛰어난 기업에게 주는 '말콤 볼드리지 대상'을 받을 수 있었다. 호텔이 이 상을 받은 건 처음이었다. 모두 호텔 청소부였던 그의 노력에서 나온 결과였다. 호텔 측은 공로를 인정해 직원에게 주는 가장 영예로운 상인 '파이브 스타(Five Star)'상을 그에게 수여했다. 단 한 사람이 호텔 전체, 한 기업을 바꾼 것이다. 버지니아 아주엘라처럼 1인 혁명가가 되고 싶다면 조관일 창의경영연구소 대표의 저서 '1인 혁명가가 되라'(위즈덤 하우스 펴냄)를 추천한다.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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