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 장웨이(가명ㆍ18)는 중국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를 뒀다. 어머니는 1999년 한국인 아버지와 재혼을 해 한국으로 결혼 이민을 왔고, 장웨이는 그로부터 10년 뒤인 2009년에야 한국에 왔다. 한국말을 전혀 못하는 장웨이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방황을 했을 만큼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 그가 한국에 잘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준 곳이 있다. 올 3월 처음 문을 연 '레인보우 스쿨'이다. 장웨이는 이곳의 도움으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웠다. 이제는 미용사가 되겠다는 꿈도 안게 됐다. 한국 적응은 물론, 미용사라는 진로를 결정한 것도 모두 '레인보우 스쿨' 덕분이었다.
여성가족부(장관 백희영)는 서울, 부산, 광주, 인천, 제주 등 전국 9개 지역에서 장웨이와 같은 중도입국청소년의 초기적응을 지원하는 '레인보우 스쿨' 10곳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중도입국청소년은 한국인과 재혼한 결혼이민자 자녀 가운데 한국이 아닌 본국에서 입국했거나 한국에 먼저 들어온 부모의 초청으로 뒤늦게 들어 온 이들을 말한다. 법무부에 따르면 중도입국청소년 수는 2010년 기준으로 5700여명에 이른다.
여가부는 중도입국청소년, 북한이탈청소년 등을 지원하기 위해 세워진 무지개청소년센터와 함께 2009년부터 중도입국청소년 초기적응지원 프로그램 개발에 나섰다. 지난해 3~12월 안산과 수원에서 시범 운영을 마친 중도입국청소년 초기적응지원 프로그램은 올 3월 '레인보우 스쿨'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시작됐다. 9~24세 중도입국청소년을 대상으로 1년에 2번, 4개월 과정으로 운영되는 레인보우 스쿨은 한국어 수업은 물론 지하철과 버스 타는 법, 관공서 이용법 등을 배우는 생활문화 수업, 진로 지도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주 5일 전일제로 운영되는 레인보우 스쿨의 수업을 모두 마친 중도입국청소년은 이후 일반학교에 편입학하거나 사후관리 프로그램으로 직업교육을 받게 된다.
김재우 무지개청소년센터 다문화역량강화팀장은 "중도입국청소년 거의 대부분이 한국인과 재혼한 부모의 초청으로 뒤늦게야 입국하기 때문에 한국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중도입국청소년의 특성을 고려한 한국어교육과 한국생활 적응 교육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이어 "레인보우 스쿨은 한국어 수업뿐만 아니라 지하철 타는 법과 관공서 이용법 등 실질적인 생활문화를 가르쳐주는 수업, 진로 지도, 편입학 지도 등을 함께 하고 있어 중도입국청소년들이 한국사회와 한국 학교 제도를 이해하고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백희영 여성가족부 장관은 2일 오후 안산에 있는 레인보우 스쿨을 직접 방문해 중도입국청소년들과 텃밭 가꾸기 프로그램을 함께 하는 등 중도입국청소년 지원에 본격 나선 레인보우 스쿨의 첫 걸음에 힘을 실어줬다.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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