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송영길 시장, 포스코건설 사옥 초청 강연...한때 '토사구팽' 설까지...송 시장 "먼저 들어 온 기업에게 잘하겠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지난 15일 송영길 인천시장이 인천 송도국제도시내 포스코건설 송도 사옥을 방문해 정동화 사장 등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특별강연을 해 관심을 모았다.
송 시장은 이날 오전 사옥을 찾아 정 사장 등 포스코건설 경영진과 만나 방명록 작성, 기념촬영 등을 한 후 잠시 대화를 나눴다. 이어 포스코건설의 다양한 사업에 대한 안내를 받았다.
이후 사옥 내 다목적홀에서 정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수도 인천! 비전과 과제, 기업의 역할'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했다.
송영길 시장은 강연에서 '경제수도 인천'의 비전을 위한 시정 운영 방향과 주요 정책 목표를 소개했다.
특히 포스코건설 임직원들에게 "기업은 기술개발, 고용창출, 성장견인, 사회적 공헌을, 지방정부는 비전제시, 조정자·후원자로서, 시민은 적극적인 사회참여자로서 각자의 역할에 충실할 때 이를 통한 시너지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송도국제업무단지의 중요 시설을 건설하고 있는 포스코건설 직원들에게 "일본 대지진 사건을 통해 안전의 중요성을 실감한 만큼 모든 사업에서 도시안전을 우선 순위로 놓고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시는 이번 강연이 포스코건설의 초청으로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포스코건설이 2010년 현재 국내 시공능력 6위의 건설회사로서의 위상과 현실을 재확인하고 국내 굴지의 대기업으로서 새로운 성공신화 창조와 세계로 미래로 도전하고 혁신하는 회사로 재도약하기를 기원하는 목적으로 마련됐다"는 게 공식적인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 송 시장의 포스코건설 특강은 여러 면에서 시사점을 갖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5월 서울 역삼동 사옥을 송도로 옮기는 등 송도에 '올인'했지만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안상수 전 시장이 패배하고 송 시장이 취임하면서 '위기론'에 휩싸였었다.
그동안 송도가 아파트 위주의 신도시 사업으로 전락했다며 수술이 필요하다고 주장 해 온 송 시장이 당선되면서 안 전 시장과 함께 기존의 개발사업을 주도해 온 포스코건설에게도 '메스'가 가해지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특히 송 시장 취임 이후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사업·검단~장수IC간 고속화도로·영종~강화간 연결도로 건설 사업 등 포스코건설이 맡았던 인천 지역 내 대형 사업들이 줄줄이 취소되자 한때 '토사구팽'설까지 나돌았다.
요즘도 인천시의회에서 "송도국제업무단지 조성 공사를 포스코건설이 독점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정도다.
대신 송 시장과 과거부터 인연을 맺어 온 것으로 알려진 D건설이 '동앗줄'을 잡았다는 소문도 무성했다.
하지만 이날 초청 강연이 성사됨으로써 송 시장과 포스코건설이 '화해·상생 모드'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송 시장은 취임 후 포스코건설이 지역 내 최대 기업이자 송도국제업무 개발을 주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가 이날 처음으로 찾았다.
또 광역자치단체장이 특정 민간 기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취임 직후 '토사구팽'설까지 나돌던 것과는 달리 뭔가 '변화'가 있었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송 시장도 강연 후 시정일기를 통해 "앞으로 포스코건설에게 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근자열,원자래라는 방침, 즉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잘해야 먼 곳의 사람이 찾아온다를 생각한다"며 "이미 우리 시에 투자하여 고용을 창출하고 생산을 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먼저 잘해야 한다. 외부 투자유치노력과 함께"라고 강연의 취지를 설명했다.
즉 다른 기업 투자 유치를 위해서라도 먼저 들어 와 있는 포스코건설에게 잘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최근 포스코건설이 송도 사옥 이전 후 줄줄이 공공공사에서 물을 먹다가 첫 아파트 공사(송도 2지구 RC-2구역)를 수주한 것도 이같은 화해모드설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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